“판 뒤집자” “규제 틀 깨자”···목소리 높인 자본시장 민관 수장들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
김주현 금융위원장, 박병원 의장 참석

[파이낸셜뉴스] 민간, 당국이 자본시장에서 여태껏 방치됐던 관행을 혁신적으로 개편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30여년 간 이어져왔던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토큰 증권 발행·유통 체계를 재정비하겠단 게 골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낡아버려서 글로벌화된 우리 자본시장에 더 이상 맞지 않는 기존 규제의 틀을 과감히 깨려 한다”며 이 같은 개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일단 지난 1992년 도입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소멸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제도는 외국인이 국내 상장증권에 투자하기 위해선 금융감독원에 인적사항 등을 사전 등록하도록 하는 조치로, 지금까지 폐지 요구가 꾸준했다.

이에 앞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인 여권번호와 법인인식식별기호(LEI)로 외국인들이 국내 자본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외국인 장외거래 범위를 넓히고, 지난 2017년 도입 후 사실상 비활성화돼있는 외국인 통합계좌 관련 규제도 합리화한다. 내년부턴 자산 10조원 이상 상장사 중요정보에 대한 영문공시 역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이 사안은 지난해 7월 제1차 금융혁신회의에서 설정한 “불가침의 성역은 없다”는 원칙하에 면밀히 살펴봤다는 게 김 위원장 설명이다.

박병원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 역시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규제가 우리 금융산업에 여전하다”며 “해외에 없는 규제가 국내엔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품고 판을 뒤집을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2일 외신기자 감담회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언급한 내용이다.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 체계도 다시 갖춘다. 분산원장 기술로 증권을 디지털화 하는 방식을 허용해 관련 투자자들 재산권이 법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호장치가 마련된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 장외시장 플랫폼도 제도화한다.

또 조각투자 사업자 등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된다. 가이드라인 제시-샌드박스 테스트-제도화 등 단계를 통해 이들 제도 정착을 도모할 예정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제도와 그에 따른 수많은 실무상 관행을 폐지 수준으로 개편하고 새로운 규율체계를 준비하는 것에 다소 불편과 예상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시장 참여자들과 적극 소통해 그 정도를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논의된 외국인투자자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로드맵은 각각 오는 25일, 2월초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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