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 전문의 10%는 이탈…MZ세대 조용한 사직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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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이지 못한 응급의료체계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응급환자 이송시간 단축에 초점을 맞춘 응급의료체계 및 응급의료전달체계 개편 방안이 응급실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효율적인 응급의료체계가 마련되기 위해선 병원 이송 전단계에서 응급환자를 제대로 분류하는 기준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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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이지 못한 응급의료체계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응급환자 이송시간 단축에 초점을 맞춘 응급의료체계 및 응급의료전달체계 개편 방안이 응급실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효율적인 응급의료체계가 마련되기 위해선 병원 이송 전단계에서 응급환자를 제대로 분류하는 기준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8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의교정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신년 기자 간담회'에선 응급의료체계 개편 방안에 대한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응급의학과는 소아청소년과 같은 과에 비해선 전공의 충원율이 아직 양호하지만 전체 인원 중 10% 정도는 응급의학 현장이 아닌 피부미용 등 일반의원으로 이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또한 "MZ세대에 해당하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조용한 사직'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응급실을 이탈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열악한 응급실 근무환경이 꼽혔다. 응급실 의사들이 환자 이송을 거부할 때 육하원칙에 따라 명확한 이유를 대야 하는 시행규칙이 열악한 근무환경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이 지적한 '응급환자 수용곤란 고지 관리체계에 대한 시행규칙'은 지난 2일 입법예고돼 현재 의견 조율중이다. 응급실 의사가 환자 이송을 거부하기 위해선 시설, 인력, 장비 현황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와 같은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 응급실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임의로 환자 수용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취지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이 고지가 지금도 바쁜 응급실의 업무 부담을 더 크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응급환자가 아님에도 응급실로 잘못 이송된 환자가 많은 상황에서 행정 업무만 늘린다는 주장이다. 이형민 회장은 "지금도 심장조영술이 불가능한 병원에 흉통환자가 이송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당한 수용거부에서도 업무 지연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과밀화나 이송시간 단축을 위해선 응급실 밖 체계를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의료가 필요한 환자만이 응급실에 이송될 수 있도록 현장인력의 교육을 강화하고 관련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동훈 대표는 개인의견을 전제로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하는 119대원의 판단에 따라 이송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이날 응급의료체계 개편방향을 제언하며 응급실 과밀화 해결을 위한 경증환자 분산대책 마련, 병원간 전원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전원환자 수용에 따른 지원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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