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전현직 간부, 北공작원 해외서 접선 후 지하망 구축 의혹

김지은 기자 2023. 1. 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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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민주노총 간부들이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수차례 접선하고 지하 조직을 구축했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방첩당국에 따르면 간부 A씨 등은 2016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해외에서 북한 노동당 직속 대남 간첩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은 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과 지역 본부에 하부 비밀 조직을 구축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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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명, 北 공작조직과 연계 범행 가능성 제기
2017년 캄보디아서 4명, 북한 문화교류국 인사와 하루 간격 접촉
민주노총 간부, 산하 단체 간부들을 포섭해 지하망을 구축 혐의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정원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압수수색해 경찰들이 민주노총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2023.01.1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국가정보원이 민주노총 간부들이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수차례 접선하고 지하 조직을 구축했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방첩당국에 따르면 간부 A씨 등은 2016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해외에서 북한 노동당 직속 대남 간첩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은 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과 지역 본부에 하부 비밀 조직을 구축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이 민주노총 A국장, 보건의료노조 B실장, 제주지역 시민단체 대표 C씨, 전 금속노조 간부 D씨 등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이유로 '피의자들이 현재도 북한 공작조직과 연계하여 범행을 지속 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들었다.

국정원은 이들이 2017년 9월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인사들과 하루 간격을 두고 접촉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다음 날인 12일에는 B실장이, 그 다음날인 13일에는 C씨가 같은 호텔에서 A국장이 만난 이들과 동일한 북한 공작원을 만났다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국정원은 2019년에도 A국장과 D씨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공작원과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또 A씨가 북한 지령에 따라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간부와 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 간부 등을 포섭해 지하망을 구축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당국은 A씨가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했거나 접선을 시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안당국이 수사 중인 경남 창원 '자주통일민중전위'와 제주 'ㅎㄱㅎ' 조직원들이 만난 북한 공작원 김모씨와는 다른 공작원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국은 이번 민주노총 사건이 이전의 지하조직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작원의 포섭 방식, 이후 포섭당한 이들이 국내로 돌아와 다른 이들을 포섭하며 각 지역에 지하 반정부단체를 구축하려 한 방식 등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문화교류국은 정찰총국과 더불어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공작 조직으로 꼽힌다.

앞서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18일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4명의 자택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방첩당국은 민주노총 본부 외에도 보건의료노조와 광주 기아차노조원, 세월호 제주기억관 관계자에 대해서도 동시에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민주노총 간부 A씨 등이 북한과 관련 있는 이른바 '지하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포착해 강제 수사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국정원 등이 무리한 압수수색을 했다며 의도가 의심된다고 반발했다. 방첩당국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으로 민주노총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러 와서 마치 체포영장 집행하듯 병력이 밀고 들어왔다"며 "과한 대응에는 뭔가 의도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도 성명에서 "(이번 수사는)2023년 오늘 정권이 구시대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다시 불러와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면서 대대적으로 여론몰이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획된 공안몰이에 결코 굴하지 않을 것이며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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