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2' 1천만 고지 눈앞…영화적 체험에 반하다
'가족애' 보편적 메시지 공감…연말 성수기·경쟁작 부족 호재 한몫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김정진 기자 = 영화 '아바타' 이후 13년 만에 찾아온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이 1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아바타2'는 18일 기준 누적 관객 수 953만6천여명을 기록했다. 극장가 대목인 설 연휴(1월21∼24)를 지나면서 1천만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아바타2'는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1천만명을 모은 외화이자, 국내 개봉작 중 '범죄도시2'에 이어 두 번째로 1천만 영화에 오르게 된다.
"영화 기술의 끝판왕"…3D 특별관 쏠림 현상
무엇보다 제임스 캐머런 사단이 최첨단 영상기술로 빚어낸 압도적인 영상미가 흥행을 견인했다.
'아바타2'의 배경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황홀한 수중세계다. 미지의 세계인 심연의 바다를 스크린에 화려하게 수놓으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신비한 생명체(크리처)를 타고 수중 세계를 누비는 극 중 캐릭터는 물론 관객이 고해상도 FPS(일인칭 슈팅 게임) 전장에 서 있는듯한 실감 나는 전투 장면은 오감 만족을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19일 "'아바타' 시리즈는 영화 기술의 '완전 끝판왕'을 보여줬다"며 "관객은 단순히 '영화가 재밌다고 하니 보러 가자'가 아니라 영화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경험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바타2'가 주는 영화적 묘미를 극장에서 최대한 즐겨보려는 사람들이 3D 상영관 등에 몰리면서 특별관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CGV에 따르면 '아바타2' 개봉 이후 전체 관람객의 15.5%가 초대형 스크린인 아이맥스(IMAX) 포맷에서 관람했다. '모션 체어'와 바람과 냄새, 물방울 등으로 실감 효과를 높인 4DX 포맷은 12%, 상영 스크린을 좌우로 확대한 스크린X는 5.1%로 기술 특별관에서 '아바타2'를 본 이들이 전체 32.5%에 달했다.
여기에 3D 포맷으로 본 관객까지 합하면 60% 이상이 특별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사람들이 팬데믹을 겪으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많이 봐 왔지만, '아바타2'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과연 어떤 경험인지를 명확히 보여준 거 같다"고 분석했다.
가족애 보편적 세계관에 공감…192분 우려 '순삭'
진한 가족애로 확장된 세계관도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
전작이 주인공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속작은 한 발 더 나가 이들이 이룬 가족이 생존 위협을 헤쳐가며 쌓아가는 가족애를 스크린에 녹여내 감동 코드를 자극했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도 공감을 키운 요소로 분석된다.
이 영화는 자연을 이용하고 파괴하는 인간 세력을 악으로, 이에 맞서 자연과 그 안의 터전을 지키려는 외계 행성의 나비족 등을 선으로 부각한다. 이런 선악의 극한 대결 구도 속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은 없는지 되묻는다.
'아바타2'가 '나 홀로 관람'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극장을 찾아 재미와 감동을 나눈 콘텐츠였다는 점은 관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된다.
전국 CGV 극장에서 '아바타2'를 본 관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인(60.6%), 3인 이상(20.3%) 관객 비중이 높았다. 이는 '나 홀로 관람'(19.1%)보다 친구나 연인, 가족 단위 관객 비중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봉을 앞두고 192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흥행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장기간 흥행이 지속되면서 이런 우려도 무색해졌다.
연말 성수기·힘 못 쓴 경쟁작
'아바타2'의 흥행은 콘텐츠 자체 매력에 더해 외부 요인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산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소년, 대학생의 겨울 방학 시즌과 극장가 최대 대목 중 하나인 연말연시에 개봉 시기를 잡은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2년 1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 영화산업 매출액은 1천576억원으로 전월 대비 148.4%(942억원) 증가했다.
12월 매출액 가운데 '아바타2'는 절반 이상인 903억원을 차지했다.
'아바타2'와 같은 시기 스크린에 오른 작품 중 걸출한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도 흥행 호재로 작용했다.
'아바타2'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순국이라는 애국적 소재와 대대적인 홍보에 힘입어 경쟁작으로 부각됐으나 18일 기준 267만여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영화계는 '아바타2'가 코로나 사태로 침체를 면치 못해온 극장가에 관객 물꼬를 터주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그동안 영화계에선 흥행 마중물 역할을 하는 작품이 나와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는데, '아바타2'가 그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ddie@yna.co.kr,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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