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K' 골글 에이스로 성장한 안우진, 숨은 조력자 류현진이 있었다
[OSEN=역삼동, 길준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4)이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하는데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6)이 큰 역할을 했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30경기(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활약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탈삼진 2위(224)에 올랐고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과 함께 리그 MVP를 수상했다.
겨우내 54K스포츠 트레이닝센터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안우진은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물론 타이틀을 따냈기 때문에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올해도 잘하는 것이다. 양현종(KIA) 선배님처럼 꾸준히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어야 인정 받을 수 있다”라며 지난 시즌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토론토)과 같은 에이전시(에이스펙)에 소속된 안우진은 최근 류현진과 함께 운동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겨울에도 류현진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같이 운동을 했다.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을 진행중인 류현진은 지난 겨울 3일 훈련 후 휴식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 겨울에는 6일 훈련 후 휴식을 하는 강도 높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했다. 트레이닝센터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는 김광수 코치는 “류현진이 한국에 입국하기 2주 전쯤에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센터가 쉬는 금요일에만 쉬고 나머지는 계속 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재활을 하고 있는데 3일에 한 번씩 쉴 수는 없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류현진은 물론 안우진도 6일턴으로 운동을 했다”라고 말했다.
류현진과 함께 강도 높은 스케줄을 소화한 안우진은 “류현진 선배님이 빨리 복귀하셔야하니까 6일턴으로 운동을 하신 것 같다. 나도 작년보다는 많이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하다보니까 같이 운동하는게 재밌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열심히 운동을 하려고 했다. 지금은 선배님이 미국으로 가셨지만 이전의 운동 루틴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최고의 에이스인 류현진과 함께 운동을 하는 것은 안우진이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안우진은 “모든 부분에서 배울 것이 많은 선배다. 운동할 때 거의 말 한 마디 없이 운동에 집중하시는 모습을 보면 나도 열심히 하게된다”라고 류현진과 함께 운동하는 것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체인지업 역시 류현진이 전수해준 위력적인 무기다. 안우진은 시속 160km에 가까운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비중이 크지만 체인지업의 비중도 매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보조 구종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주무기인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위력도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가 보이고 있다.
안우진은 “체인지업은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에 배웠다. 그 때부터 체인지업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작년에도 더 늘어났다. 던지는 방법이나 그립보다는 어떤 느낌으로 던지는지가 중요하다. 류현진 선배님이 어디를 보고 던질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알려주신 방향대로 던지니까 공이 일정하게 가고 일정하게 떨어졌다. 특히 체인지업은 타자쪽으로 말려들어가면 실투가 되기 때문에 빠지더라도 타자 바깥쪽으로 빠져야한다고 강조하셨다. 디테일하게 잘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며 류현진의 조언을 설명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위력적인 구종이다. 안우진은 “우리 팀에도 체인지업이 좋은 투수들이 많다. 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봤는데 류현진 선배님의 체인지업은 처음 받았을 때는 정말 충격을 받았다. 공이 끝까지 안오고 갑자기 떨어지는 느낌이다. 각도가 거의 커브같았다. 나는 어떻게 해도 그렇게 꺾이지는 않는다. 직구처럼 던지시는게 그렇게 공이 날아오니까 충격적이었다”라고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처음 받았을 때의 충격을 이야기했다.
류현진이 또 한가지 강조한 것은 제구력이다. 안우진은 “2021년 시즌 전에 고척돔에 오셔서 공을 던지신 적이 있다. 그 때 던지는 것을 봤는데 공이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이 하나도 없고 모두 스트라이크 존 외곽으로 정확하게 피칭을 하셨다. 가운데로 조금만 몰려도 아쉬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많이 느꼈다. 요키시도 마찬가지로 피칭을 할 때 가운데로 들어가면 화가난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완벽하게 제구를 하지는 못한다.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보고 던지는 스타일이다”라며 웃었다.
안우진 역시 제구를 많이 다듬으면서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9이닝당볼넷은 2.53개까지 떨어졌다. 안우진은 “작년에 유일하게 세웠던 목표가 볼넷을 줄이는 것이었다. 이제는 공격적으로 투구를 하면서 제구도 안정이 된 것 같다. 올해는 볼넷을 더욱 줄이고 싶다”라고 올 시즌 목표를 내걸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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