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표절' 멕시코 대법관 명예회복?…"지도교수가 타학생과 공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현직 대법관의 학부 논문 표절 배경에는 연구 윤리를 벗어나는 지도교수의 안일한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라호르나다와 밀레니오,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일간지에 따르면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우남)는 이날 마르타 로드리게스 오르티스 교수와의 고용 계약을 종료했다.

대학 측은 야스민 에스키벨 대법관 학부 졸업 논문 '표절' 사태와 관련, "오르티스 교수의 심각한 귀책 사유를 확인했다"며 "신뢰성 및 무결성 결여를 초래한 책임을 물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학 학문적 청렴 위원회는 에스키벨 대법관의 1987년 학부 논문을 1986년 먼저 발표된 법학부 학생 논문의 '실질적 사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두 논문은 모두 오르티스 교수의 지도하에 작성됐다.

대학 청렴 위원회 확인 결과 오르티스 교수는 에스키벨 대법관 논문 초안을 다른 학생들과 공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르티스 교수는 위원회에 이 사실을 스스로 알리며 "단순히 다른 학생들이 레퍼런스(참고자료)로만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그러면서 "에스키벨 대법관은 1985년부터 해당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논문 초안 공유'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관행이었다"고 설명하며 "우리 공동체 구성원 간 협력과 지원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지도교수가 실기한 것으로 원인 규명되는 분위기 속에 에스키벨 대법관으로선 도덕적 흠결 논란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야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강하게 제기하던 사퇴 요구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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