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UAE 외교 참사… 이란을 ‘이런’이라고 말했다고 우길 가능성 있어” [정치왜그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새해부터는 격주로 〈정치왜그래?〉에 출연합니다(코너명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박 전 원장은 4선 국회의원, 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 정치의 자리를 두루 경험한 한국 현대 정치사의 산증인입니다. 박 전 원장과 함께 정치 현안을 두루, 또 깊이 톺아봅니다.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장일호 기자
■ 대담 : 박지원 전 국정원장
■ 진행자 / 어서 오세요. 저희가 지난 주말(1월14일)에 광주에서 우연히 만났잖아요. 박지원 전 원장님은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 기념 특별 강연에 강연자로 가셨던 거죠?
■ 박지원 / 네, 잘 다녀왔죠. 기사도 많이 나왔잖아요. 제가 명절 전에 대구에서도 강연이 또 있어요.
■ 진행자 / 김건희 여사가 대구 서문시장만 갔다고 광주 양동시장도 한 번 가시라고 조언해주셨었는데, 박 전 원장님은 역시 호남 한 번 가면 영남 한 번 가고 그러시는군요.
■ 박지원 / 저는 광주 가면 대구 가요. 대통령에 나가려면 이런 준비를 해야 해요(웃음).
■ 진행자 / 광주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면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해라” 이 말씀을 주제로 강연하셨어요.
■ 박지원 / 김대중 대통령이 생전에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정치(민주주의), 경제, 남북관계 3대 위기가 왔다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도 집권 8개월 만에 이명박 정부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잖아요.
■ 진행자 / 민주당 이야기도 오늘 하겠지만, 그래도 오늘 첫 번째 주제는 국민의힘으로 해야 할 거 같아요.
■ 박지원 / 제가 요즘 넷플릭스로 〈재벌집 막내아들〉 보느라고 어제도 새벽 3시 넘어서 잤는데, 변하는 세상에 적응을 하면서 살아야 해요, 우리가. 내가 MZ세대인데…
■ 진행자 / 원장님이 왜 MZ세대에요?
■ 박지원 / 나이가 들어도 젊은 사고를 가지고 살면 MZ고, 젊어도 늙은 사고를 가지면 7080이죠.
“대통령의 무자비한 대응이 오히려 나경원을 살려주는 것”
“윤석열 대통령은 끝까지 안 건드리는 나경원의 전략 매우 스마트해”
“나경원 출마하지 않으면 정치생명 끝나는 것”
“‘윤핵관’ 당당대표 만들어 마음대로 공천하고 싶겠지만 쉽지 않을 것”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이 만드는 보수 신당이 제1당이 될 수 있어”
“윤석열, 당무개입 안 한다고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국민의힘 내 것’이라고 하라”
“당정분리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이런 식의 당무개입은 총재 시절에도 없었어”
“대통령 권력이 너무 크면 나라가 불행… 권력을 편의적으로 운영하면 안 돼”
■ 진행자 / 네, MZ 세대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함께 하는 〈정치왜그래?〉 ‘내가 해봐서 아는데’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이 요즘 뉴스의 핵심이라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표를 냈는데 대통령실에서 ‘해임한다’고 발표했죠. 대통령실은 왜 이렇게 나 전 의원을 몰아붙일까요?
■ 박지원 / 정치라고 하는 건 때로는 잘 나가도 좋지만, 나경원 전 의원처럼 저렇게 핍박을 받으면 국민이 따라와요. 저도 처음에는 손은 두 개밖에 없는데 한 손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쥐고, 한 손에는 기후대사를 쥐고 있으면서 당대표도 하려고 하니까 다 던져버려야 한다고 했죠. 근데 안 하고 있더니 대통령실의 반응을 기다렸던가봐. 핍박받는 상황을 만들어가잖아요.
■ 진행자 / 이 상황을 나 전 의원이 만들고 있다?
■ 박지원 / 나는 만들어간다고 봐요. 그리고 세상에 어떤 정무직이 ‘나 관둡니다’ 말하면 그걸로 끝이지, 제가 정무직을 많이 해보기도 하고 많이 짤리기도 해봤지만 한 번도 사직서 써본 적이 없어요. 아니구나, 국정원장 나가라고 할 때 사직서 써서 보내라고 해서 그때 하나 써봤어요.
■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이 사직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나보네요.
■ 박지원 / 그런가봐요. 대통령실에서 처음에 뭐라 그랬어요. 대통령이 나 전 의원한테 애정이 있다, 이러면서 감언이설을 하길래 ‘아이고 나경원이 또 넘어가겠구나’ 했는데 막상 사직서를 던지니까 해임하는 거라고 해버리잖아요. 무자비해요. 이게 나경원을 살려준 거예요.
■ 진행자 / 대통령실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걸 잘 보여주는 게 오늘(1월17일) 김대기 비서실장이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냈어요.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이 해임 결정 내리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을 거다”라고 한 걸 반박하면서 “대통령께서는 누구보다 국정 현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니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돌아봐라” 이렇게 대응했단 말이죠.
■ 박지원 / 자기들 처신을 좀 먼저 돌아보면 좋겠어요. 이게요, 민심은 유승민 전 의원이 갖고 있잖아요. 유승민의 대결 방법은 윤석열 대통령하고 직통으로 칼을 맞대고 싸우잖아요. 비수도 날리고 하면서. 또 내가 대표되면 윤핵관은 공천 절대 안 준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민심을 살려가는 거예요. 당심 1등은 나경원 전 의원이잖아요. 그러나 이 당의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이기 때문에, 지금 나 전 의원이 얼마나 스마트해요. 절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가 되는 비수는 꽂지 않아요. 대통령의 뜻을 잘못 파악해서 보고하는 너희 윤핵관들이 문제다, 대통령은 잘못 하나 없다 하는 거잖아요.
■ 진행자 / 나 전 의원이 전략을 잘 짰다고 보시는 거네요.
■ 박지원 / 나경원 의원이 저렇게 스마트한 지 몰랐어요. 잘하고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은 끝까지 안 건드는 거죠.
■ 진행자 / 하지만 당대표에 출마한다면 대통령 뜻을 거스르는 게 되지 않나요?
■ 박지원 / 윤석열은 현재예요. 미래는 없어요.
■ 진행자 / 5년 비정규직이다.
■ 박지원 / 4년밖에 안 남았죠. 그리고 내년 총선 끝나면 급격하게 레임덕이 올 거예요.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국민 빼버리고 윤석열의 힘이 작동하는 윤석열당을 만들려고 하는 거에요.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 가라는 거죠. 결국 당대표 선거하면 김기현 의원이 되긴 할 거예요. 현재까지는 그럴 거 같아요. 그러나 지금 한 달 이상이 남았잖아요.
■ 진행자 / 3월8일이 전당대회 날이죠.
■ 박지원 / 정치는 생물이라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요. 민심과 당심이. 그리고 또 윤석열 대통령이 마음을 진득하게 밀고 나가는 분이 아니에요. 팩, 틀어져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몰라요.
■ 진행자 / 윤 대통령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 박지원 / 나경원 내가 안 시키려고 했는데 저렇게 계속 나한테 충성 맹세를 한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한 번 사람 보내거나 불러서 ‘내 말대로 공천 할래?’ 물어보면 나 전 의원이 한다고 하겠죠. 나중에 삼수갑산을 갈 망정. 그러면 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지금 흐름은 김기현 의원한테 있다고 봐야겠죠.
■ 진행자 / 출마 선언 제일 먼저 하고 하면서 컨벤션 효과도 누리고 있는 것 같아요.
■ 박지원 / 근데 김장연대에서 김기현은 안 보이고 장제원만 보여요.
■ 진행자 / 그래서 안철수 의원이 “김찍장이다”라는 얘기도 했어요. 김기현 찍으면 결국 공천권은 장제원이 행사할거다는 의미죠. 김기현 의원은 “김장철은 끝났다”라고 하면서 장제원 의원을 밀어내는 모양새를 취했어요.
■ 박지원 / 장제원 의원 또 요즘 집이 시끄러우니까 싹 뒤로 물러섰어요.
■ 진행자 / 그 아드님은 주요 국면마다 아버지를 곤경에 빠뜨리는 것 같아요.
■ 박지원 / 우리가 자식 낳으면 겉을 낳지 속을 낳습니까. 자식 문제는 부모가 어떻게 못해요. 지금에야 정치적으로 뒤로 물러서 있지만 전당대회 끝나고나면 어떨지 모르죠. 군대식으로 쫙 밀고 나갈 거예요. 그런데 권력이라고 하는 건 연탄가스가 있어요. 꼭 새어 나와서 해코지하는 사람이 생겨요. 윤석열 대통령은 ‘윤핵관’으로 대표를 세워서 공천을 마음대로 하고 싶겠지만 쉽지 않을 거예요.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권을 안 좋게 생각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 진행자 / 본인이 선출직을 경험해본 적이 없기도 해서 좀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박지원 / 공천 칼질을 하려는 거죠. 근데 이건 한국 정치사, 정당사를 보면 권력 잡은 사람들은 모든 정당에서 칼질을 다 했어요. 그걸 안 한 사람은 김대중 대통령밖에 없어요. 당시에도 20~30% 현역 의원 물갈이한다고는 했는데, 그래도 많이 구제됐어요. 왜냐면 권력을 잡았던 기회가 없었으니까 인적 자원도 그만큼 적었거든요.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 출신으로만 채우고 싶어도 다 못하면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을 공천 줄 수도 있어요. 근데 그 수족들은 다 잘라버리는 방식으로 하겠죠. 아마 뛰쳐나와서 신당간다, 저는 그렇게 봐요. 내년 초에 국민의힘은 반드시 분열됩니다. 더 경천동지할 일은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이 만드는 보수 신당이 제1당이 될 수도 있어요. 윤석열당은 보수 2당이 되는 거죠.
■ 진행자 / 그렇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바른정당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봐야 하잖아요. 이미 한 번 시도했던 적이 있어요.
■ 박지원 / 그때랑은 정치적 지형이 또 달라요.
■ 진행자 / 말씀대로라면 정말 나 전 의원이 ‘반윤 우두머리’가 되는 게 맞겠네요.
■ 박지원 /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만 나갈 거 같죠?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황태자 취급하잖아요. 대선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가만 있겠어요? 또 홍준표 대구시장은요? 원희룡 국토부장관도 마찬가지에요.
■ 진행자 / 보수 신당이 생기면 합류할 자원이 더 있다?
■ 박지원 / 진짜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보수 세력을 만들자고 할 수도 있는 거죠.
■ 진행자 / 박 전 원장의 이 ‘예언’이 맞을지도 앞으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요. 오늘 이런 발표도 있었어요. 국민의힘 초선의원 43명이 성명서를 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제가 잘못 읽은 줄 알았어요. 내용을 잠깐 소개해드리면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 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라” 이런 내용이에요. 상식적이라면 대통령에게 ‘당무개입 하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박지원 / 코메디죠. 이런 초선 의원들은 본 적이 없어요. 과거에는 초재선 의원들이 당내에서 개혁 세력이었다고요. 그 사람들이었으면 대통령이 당무 개입 안 한다더니 왜 사사건건 윤핵관을 시켜서 개입햐냐고 했을 거예요. 국회의원을 뭘로 보느냐, 우리는 국민의 대표고 민심을 무시하지 말라, 이렇게 나와야 하는 거죠. 뭐 잘했어요. 내 입장에서는 잘했다고 할 수밖에 없어.
■ 진행자 / 이 질문은 요즘 많이 받으시는 질문일 것 같은데, 그래서 나경원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할까요?
■ 박지원 / 저도 그전까지만 해도 ‘못 나올 거다’ 했어요. 근데 나와야죠.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자기가 만들어 놓고 등에 타지 않으면 떨어진다니까요. 끝나는 거예요. 나경원 정치생명이.
■ 진행자 / 오히려 지더라도 나와야 다음 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
■ 박지원 / 나경원, 유승민 두 분은 되면 더 좋고 안 되도 미래가 열리는 거예요. 민심과 당심을 갖고 있잖아요.
■ 진행자 / 윤석열 대통령이 당권 경쟁 교통정리하는 모습이 과거 ‘총재’가 있었던 시절처럼 행동하는 것 같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총재가 있었던 시절에 정치를 하셨잖아요.
■ 박지원 / 아, 총재보다 훨씬 더하죠. 이렇게 아예 못 나오게 해버리는 그런 총재는 없었어요. 제가 김대중 총재 대변인을 오래 했어요. 내가 해봐서 안다니까요.
■ 진행자 / 총재도 이렇게까지는 안 했다?
■ 박지원 / 소위 삼김정치가 총재 시대로 마감을 했는데, 김대중 대통령만 하더라도 언론이나 국민들은 ‘사실상 오너 아니냐’ 이랬지만, 그때도 경선은 했어요. 그리고 부총재가 수십명 있는데 총재가 임명해도 당에서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그 인준 과정이 어려워요. 지금 원내대표를 그때는 원내총무라고 했는데, 그것도 총재가 지명해도 의원총회에서 인준 못 받으면 못해요.
■ 진행자 / 시스템 자체는 지금 당대표나 원내대표 뽑는 시스템과 비슷하네요.
■ 박지원 / 지명권은 있지만 의결권에는 개입 못했어요. 김대중 대통령도 유진산 총재한테 원내총무 지명을 받았지만 인준 불발되어서 그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재임을 했던 거죠.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그것만큼도 못해요.
■ 진행자 / 윤여준 전 장관이 최근에 시사IN과 인터뷰하면서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대통령이 정당이라는 조직을 자기 하부 구조로 생각하면 안 된다.”
■ 박지원 / 윤석열 대통령도 당무에 개입 안 한다고 했어요. 왜 이렇게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대통령이 거짓말하면 국민이 뭘 믿을 수 있어요? 그냥 솔직하게 ‘내가 대통령이니까 국민의힘도 내 거다’ 이렇게 해버리든지. 솔직하기라도 하잖아요. 대통령은 국민의 바닥을 직접 상대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나 국회의원은 달라요. 주말에는 지역구를 훑고 다닌다고요. 그러다보면 국민들이, 우리 국민들이 정치가 뭘 못하고 잘하는지 다 알아요, 정확하게. 그런 살아 있는 민심을 가지고 당에다 이야기하고, 당대표가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과 대화하면서 민심의 변화에 따라 정책들을 만들고 그렇게 하는 거죠. 그런 게 하나도 안 보여요. 초선들이 나경원 전 의원한테 야단칠 게 아니라 대통령에게 쳐야죠.
■ 진행자 / 대통령이 갖고 있는 힘의 크기가 그만큼 크다라고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 박지원 /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 크면 나라가 불행하죠. 권력을 이렇게 편의적으로 운영하면 안 돼요.
■ 진행자 / 당정분리라고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개입했던 것은 총재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다, 이렇게 보신다는 거죠?
■ 박지원 / 저는 못 봤어요. 그러나 독재정권 시절은 어땠는지 모르니까 제가 나중에 전두환이나 박정희 묘소에 가면 한 번 물어보고 올게요.
“UAE의 적이 이란? ‘이런’이라고 말했다고 우길 수도 있어”
“국내정치에서 말실수도 문제지만 외교안보에서 그러면 대형사고로 이어져”
“외교부가 보고한 말씀자료나 참고자료, 안 봤거나 봤어도 잊어버린 듯”
“김대중 대통령 같은 사람도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쉼표 하나까지 써서 말한다”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 경제 제재 때문에 울고 싶은 데 뺨 때린 격”
“국군 장병 위로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라 괜찮다고? 빨리 실수 인정하고 사과해야”
■ 진행자 / 대통령 해외 순방 이야기도 다뤄봐야 할 것 같아요. 순방 때마다 사고를 치시네요. “UAE의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다.” 이 말이 문제가 됐어요. 외교부에서는 “장병 격려 차원의 말일 뿐이다”라고 진화하고 있습니다만, 이 발언이 한국과 이란 관계에 미칠 파장이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지원 / 엄청나죠. 김유정 전 의원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란’이라고 안 했을 거다. “UAE의 적은 ‘이런’ 나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명할 거라고(웃음).
■ 진행자 / 곧 김은혜 홍보수석이 또 발표하시겠네요(웃음).
■ 박지원 / ‘바이든 VS. 날리면’ 때하고 똑같아요. 대통령이 안 했다고 주장하면 끝이죠. 바이든도 날리면이라고 하는데, 이란하고 이런은 거의 비슷하잖아요.
■ 진행자 / 그런데 이번 발언은 ‘바이든 VS. 날리면’ 때하고는 또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 박지원 / 순방 갈 때마다 사고를 쳐요. 이건 중대한 외교 참사에요. 서울 강남에 ‘테헤란로’가 있고요, 이란에 가도 ‘서울로’가 있어요. 미국 경제 제재 때문에 묶여 있지만 이란은 오랜 시간 우리가 여러 교류를 해온 나라에요. 제가 국정원장 때도 UAE에 다녀왔어요. 자주포 팔고 왔죠. 우리가 가서 사전작업하고, 방사청장이 가서 계약하고 하는데, 이게 특히 대통령이 움직이면서 외교부에서 UAE와 한국 관련 국제정세 뿐만 아니라 주변 나라까지 다 책으로 만들어서 보고해요. 브리핑도 하고요. 제가 대통령 도어스테핑 할 때도, 대통령의 말은 검토되고, 정제되고, 절대 즉흥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국내정치에서 실수하는 건 많은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그런데 외교안보 문제에서 그러면 큰일 납니다. 대형사고죠. 이번에도 마찬가지에요.
■ 진행자 / 말씀자료나 참고자료를 아래에서는 준비했는데도 보지 않았을 거다다?
■ 박지원 / 보지 않았든지, 보고도 잊어먹든지 둘 중 하나죠. 김대중 대통령도 그렇게 실력 있고 말씀 잘하시는 분도 클린턴 대통령하고 전화 통화를 하면요, 쉼표 하나까지 써 가지고 해요. 만에 하나 실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한다는 거죠. 외교 문제이기 때문에.
■ 진행자 / 해외 순방 중에 실언, 이게 처음이 아니잖아요.
■ 박지원 / 실언을 하셨어도 이런 결정적 실언은 처음이죠.
■ 진행자 / 외교부에서도 진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 박지원 / 아래에서는 수습하려고 굉장히 뛰고 있겠죠.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 경제 제재때문에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거나 마찬가지죠. 경제 제재 때문에 한국에 묶여 있는 돈이 있는데, 대통령이 실언해서 명분을 만들어줬다고 이란에서 생각할 수도 있어요. UAE에서도 나름 이란과 관계 개선을 하고 있는데 왜 저런 쓸데 없는 이야기하냐고 하겠죠. 망신이라니까요. 대통령이 오히려 빨리 사과를 하시는 게 나아요. 빨리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해야죠. 우리 국군 장병을 위로하는 자리여서 괜찮다는 건 말도 안 돼요.
■ 진행자 / 얼마 전에는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을 대리해서 지난해 9월 뉴욕 순방 중 비속어 발언 최초 보도한 MBC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게 〈한겨레〉 보도로 알려졌어요. 묻어둘 법도 한데, 계속해서 논란이 되도록 끌어올리고 있죠.
■ 박지원 / 실수를 세월 흘러가게 둬서 풀어갈 수도 있는데 그걸 또 구태여 소송해서 가면 법원에서도 들어보겠죠.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재명이네 마을’ 들어가 봤다… 박지원 말이 옳다는 사람도 있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방 개업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 없어”
“모든 문제를 전 정권 탓으로 돌리는 윤석열 정부, 내가 문재인이라면 나서서 싸울 것”
“이재명 대표 또 소환 통보? 명절 밥상에 올릴 아젠다 없는 정부라서 그렇다”
■ 진행자 / 민주당 얘기 간단하게 안 할 수 없어요. 이른바 ‘개혁의 딸(개딸)’과 정청래 최고위원이랑…
■ 박지원 / 그거 물어보지 마세요(웃음).
■ 진행자 / 페이스북에 “제가 참고, 제가 용서하고, 제가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쓰셨어요.
■ 박지원 / 제가 해봐서 아는데,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에요. 이재명 대표도 똑같은 말 했잖아요. 내부총질 하지 마라. 총은 옆에다 쏘지 말고 앞에다 쏴라. 저도 수백 번 말했어요. 민주당이 지금 위기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단결해서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이 대표와 함께 사과나무를 심자고. 근데 왜 우리끼리 싸우냔 말이에요. ‘재명이네 마을’(이재명 당대표 팬카페) 저도 들어가봤어요. 가보면 박지원 말이 옳다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기자들은 싸움을 붙여야하니까, 정치인들은 뭐가 좀 불리하면 언론 핑계 대는 것도 괜찮아요(웃음).
■ 진행자 / 미국에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역할이 필요한 때 아닌가, 하는 이야기들도 있어요.
■ 박지원 / 이낙연 대표가 6월에는 귀국할 텐데, 돌아오시면 함께 싸워야죠. 힘을 합쳐야죠. 미국 간다고 했을 때 제가 “가지 마라”했어요. 이낙연 대표도 여기 있으면서 싸우자고 했어요.
■ 진행자 / 근데 가셨네요.
■ 박지원 / 뭐 가서 공부 잘 하고 있잖아.
■ 진행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동네책방을 열 계획이라고 해요. 어쩔 수 없이 역대 대통령의 행보라고 하는 게 다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박지원 / 문재인 대통령도 이렇게 계속 당하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해요.
■ 진행자 / 책방을 여는 게 정치적 행보의 일환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 박지원 / 국민들과 언론이 그렇게 보잖아요.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평산마을 분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그러니까, 당신이 책을 또 많이 읽고 그러니까 북카페 같은 것을 열어놓고 동네 사람들하고 책도 같이 읽고 그러는 거죠. 너무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어요. 근데 제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하면 저는 나와서 싸울 거예요.
■ 진행자 /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지금 검찰 조사 받고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요?
■ 박지원 / 윤석열 정권이 문재인은 용공, 이재명은 비리 이렇게 잡고 지금 압박을 하잖아요.
■ 진행자 / 좀 더 선명하게 정치적 발언을 하면 좋겠다?
■ 박지원 / 양산에서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놔두지 않잖아요. 이 정부는 모든 게 문재인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이번에 “UAE의 적은 이란이다”라고 얘기한 것도 문재인 정부 탓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별 걸 다 전 정권 탓을 하고 있기 때문에.
■ 진행자 / 책방이 친문 구심적 역할을 할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당대표 사법리스크 본격화하는 와중에 친문계가 움직이는 모양새도 계속 보이고요.
■ 박지원 / 문재인 대통령도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싸우라고 그렇게 말했잖아요. 그분이 과목하기는 해도 뭘 계산하고 말할 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진행자 / 이재명 대표가 이번에는 대장동 건으로 검찰 소환 통보 받았어요.
■ 박지원 / 설 밥상에 지금 정부에서 올릴 만한 게 없잖아요. 잘한 게 뭐 있어요.
■ 진행자 / 한동훈 법무부장관 발언의 적절성을 두고도 계속 말이 나옵니다. “성남 FC 의혹에서 공공성이 있어도 범죄가 성립 가능하다”처럼 법무부장관이 개별 사건에 대해서 기소도 하기 전에 유죄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들릴 법한 발언을 계속 하고 있어요.
■ 박지원 / 한 장관이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면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이 검찰 보고도 안 받는다고 하면서 어떻게 알았죠. 국민을 쉽게 보면 안 돼요. 한동훈 장관이 인기도 있고, 일도 잘한다고 하는데 좀 겸손하고 말 조심하면 더 대성할 거예요.
■ 진행자 / 오늘 방송 정리하면서 마지막 코너로 가볍게 준비한 게 ‘밸런스 게임’이라는 건데요. 제가 보기를 두 개 드릴 거예요. 그러면 그 두 개 중에서 하나는 꼭 골라주셔야 해요. 그리고 이유도 간단하게 얘기해주세요.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장 VS.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 둘 중에 하나를 꼭 해야 한다면 뭘 고르시겠어요?
■ 박지원 /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장. 박근혜처럼 감옥 안 가야죠.
■ 진행자 / 내가 비서실장 하면 감옥에 안 가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 박지원 / 그렇죠.
■ 진행자 / 그러면 죽기 전에 단 한 가지만 이룰 수 있다면, ‘대통령 되기 VS. 남북 평화 통일’ 둘 중에 뭘 고르시겠어요.
■ 박지원 / 그래도 남북 평화 통일이죠. 개인의 욕망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꿈이기도 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모든 혼이 거기에 있어요. 저는 어떤 경우에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답게 산다, 이것이 제 목표예요. 대통령은 저 아니어도 할 수 있는데, 남북 통일은 그보다 더 중요하죠.
■ 진행자 / 마지막으로 하나 더 여쭤볼게요. 트위터에 복귀하신 기념으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한 가지를 지울 수 있다면 ‘“광주 XXX들아 만주당을 살…”이라고 적은 트위터를 지운다 VS. 국민의당 합류’ 중에서 어떤 걸 고르시겠어요.
■ 박지원 / 국민의당에 합류했다는 것을 지우고 싶어요.
■ 진행자 / 트위터는 괜찮다?
■ 박지원 / 그건 내가 한 건데 뭐.
■ 진행자 / 국민의당에 합류한 건 후회한다, 이렇게 받아들여도 될까요?
■ 박지원 / 안철수 의원을 원망할 생각은 없어요. 내 판단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참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거 재밌네(웃음).
■ 진행자 / 곧 설 명절인데, 인사 해주시고 끝내죠.
■ 박지원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엇보다 대통령이 잘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문제를 만들지 말고, 문제를 풀어가는 그런 대통령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왜그래?〉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구독, 좋아요, 공유까지 하세요. 그러면 복을 많이 받습니다.
장일호 기자·최한솔·김진주 PD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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