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가 미래를 고민하는 이유...경기력 때문이 아냐

[포포투=한유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미래를 고민하는 이유는 경기력 때문만이 아니다.

어느새 2년 차에 접어 들었다. '우승 청부사'라고 불린 콘테 감독은 2년 전 11월,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중위권에 머물렀던 토트넘은 콘테 감독 체제에서 빠르게 폼을 끌어올렸다. 막바지 다소 힘을 잃긴 했지만 중후반에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순위는 자연스레 상승했다. '라이벌' 아스널을 제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도 획득했다.

단 몇 개월 만에 능력을 증명하자 토트넘 팬들의 눈은 높아졌다. 이제는 오랜 숙원인 '우승'을 노렸다. 짠돌이로 유명한 다니엘 레비 회장 역시 콘테 감독을 적극 도왔다. 여름 이적시장 때 뭉칫돈을 풀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완전 이적을 포함해 8명을 영입했고 1억 6000만 유로(약 2134억 원) 가량을 사용했다.

현재 토트넘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UCL에선 간신히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리그에선 5위에 그쳐 있다. 잉글리시 풋볼리그컵(EFL컵)에선 노팅엄 포레스트에 패해 탈락했다. FA컵에선 하부 리그인 포츠머스를 상대로 간신히 1-0 승리를 거뒀다.

개막 전 목표였던 우승과 점점 멀어지자 팬들과 미디어들은 비판을 시작했다. 그 대상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콘테 감독이었다. 현지 매체들은 오는 여름 계약이 만료되는 콘테 감독이 떠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와 토마스 투헬 등 예상되는 후임 감독을 열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콘테 감독 역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언급했다. 그 역시 미래를 고민했다. 하지만 경기력 때문이 아니었다.

개인적인 측면 때문이었다. 최근 콘테 감독은 3명의 친구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토트넘의 피트니스 코치인 지안 피에로 벤트로네와 세리에 A에서 함께 뛰었던 시니샤 미하일로비치, 유벤투스 팀 동료였던 지안루카 비알리가 그 주인공이다. 급작스러운 친구들의 죽음은 콘테 감독을 힘들게 했다. 그는 "개인적인 측면에서 이번 시즌은 정말 어렵다. 짧은 시간에 가깝게 알고 지냈던 친구들을 잃었기 때문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은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하게 작용한다. 오랫동안 우리는 일에 집중하느라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내는 시간을 잊고 살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정말 어려운 시기다. 확실히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콘테 감독은 "확실히 이탈리아에 가족을 놓고 온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아이들이 있으면 더욱 그들의 삶을 존중해야 한다. 1~2년 새에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는 내 가족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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