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탕’ 끓이겠다는 김기현 ‘170V’ 내세운 안철수 ‘출마 의지’ 변함없다는 나경원

김동환 2023. 1. 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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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포용·탕평’ 내세우는 김기현…결선투표 없이 끝낸다는 각오
안철수, 총선 170석 승리 담은 ‘170V’ 내걸고 캠프 출정
사실상 당권 행보 이어온 나경원은 ‘잠행 모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 18일 오후 대전 중구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린 2023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전=뉴스1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김기현 의원이 ‘연대·포용·탕평’의 앞 글자를 딴 ‘연포탕’을 내세우면서 당의 화합 모드를 부각하고 있다. 낙지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푹 끓여낸 겨울철 별미인 연포탕을 그가 언급한 데는, 단어의 뜻은 다르지만 ‘여러 가지가 어우러진다’는 측면에서 그 맥이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최근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로 나타난 김 의원은 자신을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국민파 후보’라고 말한다.

앞서 지난 15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공개 만찬 회동 후 ‘연포탕’을 언급한 데 이어 전날(18일)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같은 단어를 꺼낸 김 의원의 전당대회 목표는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에서 모든 것을 끝내기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한 ‘당원투표 100%’를 골자로 한 차기 전당대회 룰은 최다 득표자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하는 ‘결선 투표제’ 도입을 포함한다.

김 의원의 ‘1차 마무리’ 자신감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3·8 전당대회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자신이 오차범위 바깥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안철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 인사회에 나란히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김 의원은 35.5%로 1위에 올라 나경원 전 의원(21.6%)과 안철수 의원(19.9%) 등을 앞섰다. 직전(12월27~29일) 조사 지지도(15.2%)보다 20.3%포인트 올랐다. 무선 100% 자동응답(ARS) RDD 방식으로 응답률은 1.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4~16일 국민의힘 지지층 8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도 김 의원은 34.3%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은 각각 22.8%, 15.4%다. 휴대전화 100% RDD 방식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고, 응답률은 3.2%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이달 15~16일 국민의힘 지지층 4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김 의원이 35%로 선두였으며, 나 전 의원(23.3%)과 안 의원(18%)이 뒤를 이었다. 휴대전화 100% RDD 방식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응답률은 2.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170V 캠프 출정식’에 참석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의 경쟁자인 안 의원은 내년 총선 170석 승리의 뜻을 담은 ‘170V 캠프’ 출정식을 지난 18일 열고 자신이 어떤 사람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를 확실히 안다는 점을 내세웠다. 자리에서 안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121석의 과반인 70석을 차지한다면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100여 석에 더해 총 170석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어떤 당 대표 후보보다도 윤석열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에 대해 가장 확실하게 알고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 예방 일정에 관해 안 의원 측은 ‘새해 인사 차원’이라 설명했다.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나 전 의원은 참석이 예정됐던 18일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등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잠행 모드’에 들어갔다. 거세지는 친윤(친윤석열)계의 불출마 압박 속에도 ‘1일 1건’ 이상의 공개 일정·메시지를 이어오면서 사실상 당권 행보를 보였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잠행은 더욱 주목됐다. 최근 ‘해임은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 대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직격’ 입장문 이후 잠시 숨을 고르는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대구 동구 동화사 예방을 마치고 차를 타고 떠나며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나 전 의원 측은 지난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정 취소 관련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 자신의 거취 문제로 논란이 빚어진 상황에 대해 고민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출마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불출마를 압박하는 친윤계의 십자포화를 나 전 의원이 버틸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 귀국일(21일)까지는 물론, 24일까지인 설 연휴 기간에도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로, 당분간 ‘로키(low-key)’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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