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피아니스트서 작곡가로 변신한 ‘교향시 창시자’[이 남자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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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전반에 걸쳐 성행했던 음악 사조를 일컬어 흔히 낭만주의 음악 또는 낭만파 음악이라 한다.
낭만주의 시대에는 이전 음악의 형식들에서 탈피한 새롭고 자유로운 음악적 시도들이 이뤄졌고, 신기에 가까운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비르투오소(명연주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811년 헝가리 왕국 도보르얀(현재의 오스트리아 부르겐란트 라이딩 지역)에서 태어난 프란츠 리스트는 19세기 음악, 낭만주의 시대를 통째로 뒤흔들었던 대표적인 음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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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에 피아노 대신 작곡 전념
4악장 교향곡 형식 과감히 탈피
단악장 관현악 교향시 13편 남겨
19세기 전반에 걸쳐 성행했던 음악 사조를 일컬어 흔히 낭만주의 음악 또는 낭만파 음악이라 한다. 낭만주의 시대에는 이전 음악의 형식들에서 탈피한 새롭고 자유로운 음악적 시도들이 이뤄졌고, 신기에 가까운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비르투오소(명연주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811년 헝가리 왕국 도보르얀(현재의 오스트리아 부르겐란트 라이딩 지역)에서 태어난 프란츠 리스트는 19세기 음악, 낭만주의 시대를 통째로 뒤흔들었던 대표적인 음악가다. ‘피아노의 신’ ‘피아노의 파가니니’라는 별칭으로 칭송받는 리스트는 화려하고 기교적인 피아니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전 음악사에 걸쳐 가장 위대한 비르투오소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업적이 있으니, 바로 ‘교향시’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창시했다는 데 있다. 당시 리스트의 인기는 지금의 아이돌 스타 이상이었다. 그가 연주하는 공연장엔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졸도하는 관객이 부지기수였고, 그의 얼굴이 새겨진 브로치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연주가 끝난 후 그가 떠난 대기실엔 그가 씻고 버린 물이나 태우고 버린 담배꽁초라도 구하려는 광팬들로 늘 아수라장이었다.
1847년, 그가 36살이 되던 해, 엘리자베트그라트의 연주회를 끝으로 리스트는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이유는 이랬다. 피아노 실력만큼이나 여성 편력으로도 유명했던 리스트는 1847년 키이우에서의 연주 여행 중 그의 마지막 연인이 될 공작부인 카롤리네 자인을 만나게 된다. 카롤리네는 문학과 예술에 관한 소양이 깊었으며 사려 깊고 기품 있는 여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롤리네는 리스트에게 한마디의 조언을 건넨다. “피아니스트나 지휘자의 생명력은 한정적입니다. 하지만 작곡가는 다르지요. 부디 앞으로는 작곡가로서 후대에 보물 같은 작품들을 남기는 데 전념하시길 바랍니다.” 카롤리네의 조언을 깊게 새긴 리스트는 이를 계기로 피아노를 접고 이듬해인 1848년 작곡에 전념하기 위해 독일 바이마르 궁정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그는 스스로 베토벤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베토벤의 명맥을 이을 만한 작품들을 작곡하기로 결심한다. 리스트는 평소 영감을 받았던 문학적 내용을 교향곡에 접목시키기로 결심하고 작곡에 전념했다. 하지만 4악장으로 구성된 기존의 교향곡 형식은 그의 음악을 심미적으로 담아내기에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리스트는 기존의 틀에서 과감히 탈피해 단악장의 관현악 작품으로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리스트에 의해 탄생된 장르가 바로 교향시(Symphonic poem, 문학적 내용을 담은 단악장의 관현악곡)다.
리스트는 바이마르 궁정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해인 1848년부터 1861년까지 12개의 교향시를 작곡했으며 71세에 한 곡의 교향시를 더해 생애에 걸쳐 총 13편의 교향시를 남겼다.
■ 오늘의 추천곡 - 교향시 3번 ‘전주곡’
1848년 완성된 작품으로 리스트가 남긴 13편의 교향시 중 가장 유명한 곡이다. 교향시 ‘전주곡’은 악장의 구분 없이 총 4부 형식의 단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제1부 ‘인생의 봄과 연애’는 봄과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 악장으로 현악기군의 삶과 죽음을 암시하는 주제로 시작한다. 이어 관악기군이 뒤따르며 음악을 고조시키고 다시 현악기군의 사랑의 음악으로 이어진다. 제2부 ‘영혼의 폭풍우’는 폭풍우를 암시하는 첼로의 주제가 반복하며 고조되다가 오보에가 이어받으며 폭풍우는 서서히 가라앉는다. 제3부 ‘평화로운 목가’는 서정적이고 평화로운 악장으로 호른의 선율이 인상적이다. 제4부 ‘투쟁과 승리’는 현악기군의 격렬한 연주에 금관까지 가세하며 환희와 승리로 대미를 장식한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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