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돕는 서방 ‘히틀러’에 비유…미국 “어처구니없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이 아돌프 히틀러와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주장해 미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연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기 위해 유럽을 예속시키고 우크라이나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면서 “아돌프 히틀러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역시 과거에 같은 전략을 쓴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히틀러가 유대인 문제에 대한 ‘최종 해법’을 원했듯, 서방 정치인들은 러시아가 전략적 패배를 겪어야 한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최종 해법’은 600만명의 유대인과 다른 소수 민족을 집단 학살한 히틀러의 홀로코스트를 말하는 것으로, 서방을 유대인을 말살하려고 한 히틀러에 견준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침공 오래전에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벌여온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촉발됐으며,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안보를 위협할 어떤 군사 시설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화상브리핑에서 “어떻게 감히, 그것도 자기들이 시작한 전쟁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러시아의 존재가 위협받는다는 가짜 이야기를 지어냈고 우크라이나에 네오나치가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 뒤 명분 없이 침략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반응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며 러시아가 미국을 히틀러와 홀로코스트에 비유한 게 “진심으로 불쾌하다”고 반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해 5월에도 히틀러가 유대계 혈통이라는 발언을 해 이스라엘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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