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만난 尹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언제든 찾아 달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글로벌 CEO와 오찬'
'복합위기 극복 방안' 질문에 "연대·협력"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세계경제포럼(WEF, 이하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글로벌 CEO와의 오찬'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오찬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공급망 안정',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 다양한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민간, 정부의 바람직한 관계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 측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기업 대표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박진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해외에선 △IBM △퀄컴 △히타치 △JP모건 △무바달라 △블랙스톤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 △인텔 △뱅크 오브 아메리카 △쉘 △에어리퀴드 △네슬레 △토탈에너지 △TPG △Lippo Group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 CEO들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 시작 전 리셉션부터 참석한 국내외 CEO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과 패트릭 갤싱어 인텔 회장에게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나눴고, 칼둔 알 무라바크 무바달라 투자사 대표와는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에게는 "IBM이 우리나라 초기 컴퓨터 산업과 디지털 산업에 많은 도움을 줬다. 한국 IBM이 오래됐죠"며 "IBM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휴렛팩커드 같은 기업들도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에 IBM 회장은 "아마 50년대에도 있었을 것"이라며 "IBM과 삼성이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빠뜨릭 뿌요네 토털에너지 대표, 제임스 쿨터 TPG 공동대표,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김동관 부회장 등과도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글로벌 CEO 여러분들 이렇게 오늘 뵙게 되어서 기쁘고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라며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입니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제가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전 세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분들께서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글로벌 위기들을 직접 경험하고, 또 극복을 해 오셨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경험과 지혜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우리 한국의 활로를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 다보스에 우리가 모였지만, 이 자리만큼은 제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편하게 오찬을 드시면서 여기 함께 자리하고 있는 한국의 유명한 기업인들, 그리고 우리 정부 구성원들하고도 편하게 말씀도 나누시고, 그런 자리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오찬에서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이사회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한국은 모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이다. 수소와 반도체, 헬스케어 등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 한국이다. 대통령께 질문을 하나 하고 싶다. 우리가 직면한 이 복합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고금리, 공급망, 기후와 식량 등 글로벌 문제들을 언급한 뒤 "사회계층 간 디지털 격차는 우리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방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평화를 위협한다"며 "이같은 복합위기의 도전을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기 위해 우리가 다보스에 모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와 경제, 사회, 인권 등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 전체가 함께 모여, 정치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UN 시스템을 신뢰하고 협력해 가야 한다"며 "다자주의, 자유무역 체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자주의, 자유무역 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연대만이 공급망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같은 철학과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인류의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기후변화, 탄소중립 문제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각국 간의 기술 협력, 경험과 노하우의 공유, 우호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국가 간 연대 협력뿐 아니라 기업과 기업, 정부와 기업 간 교차 협력으로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돼 기술 혁신 및 기술 접근의 공정성을 고민하고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 마무리 발언에선 "저는 국가 간의 협력, 기업 간의 협력, 또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 이 모든 것이 시장 관점에서 보면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의 통합은 우리의 문화를 바꾸고,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또 우리가 비슷한 생각을 갖게 만듦으로 해서, 더 큰 번영을 이뤄내게 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 이렇게 뵙게 돼서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영광이고, 앞으로 한국 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오찬에 대해 "윤 대통령의 글로벌 CEO 오찬은 분열된 세계 속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오늘 참석한 CEO들은 포브스 매거진에서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타임지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로버트 스미스,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체이스)에 선정된 글로벌 리더들로 공급망 구축과 기술 개발에 있어 상호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세계 유수의 글로벌 그룹 CEO들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 참모들과 대거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자평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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