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강세장 이끈 빅테크, 순식간에 6만명 구조조정(종합)

김정남 2023. 1. 1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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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디지털 수요 감소에 1만명 해고 계획
나델라 CEO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 주의"
아마존, 창립 28년래 최대 규모 감원 돌입
CNBC "최근 빅테크 해고 규모 6만명 넘어"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MS) 1만명, 아마존 1만8000명, 메타 1만1000명, 테슬라 6000명….

지난 10년간 미국 증시 초강세장을 이끈 빅테크 기업들이 전광석화처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상징인 MS를 비롯해 잘 알려진 회사들의 최근 감원 규모만 더해도 6만명이 넘는다는 추산이 나왔다.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초강경 긴축 여파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

빅테크 상징 MS, 1만명 구조조정

경제전문매체 CNBC는 18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한 높은 금리,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기술 기업들의 감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그 규모는 6만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CNBC는 그 규모를 MS 1만명을 비롯해 △아마존 1만8000명 △구글(베릴리) 230명, △크립토닷컴 500명 △코인베이스 2000명 △세일즈포스 7000명 △메타 1만1000명 △트위터 3700명 △리프트 700명 △스트라이프 1100명 △쇼피파이 1000명 △넷플릭스 450명 △스냅 1000명 △로빈후드 1100명 △테슬라 6000명 등 6만3780명으로 추산했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미국 빅테크의 상징인 MS다. MS는 오는 3월 31일까지 1만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MS는 애플,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이은 세계 시가총액 3위 기업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번 조치로 전체 직원의 5% 미만을 줄일 것”이라며 “일부 직원은 이번주부터 해고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MS의 정규직 직원 수는 미국 12만2000명, 해외 9만9000명 등 22만1000명이다. MS는 지난해 10월 1000명가량 해고하는 등 소규모 구조조정을 이어 왔는데, 이번에는 그 규모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MS가 해고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비대면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덮치면서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 줄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PC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주력 사업인 PC용 소프트웨어(오피스365) 라이선스 판매가 감소했다. MS의 신성장 동력인 클라우드(애저) 매출 역시 둔화 가능성이 높다.

나델라 CEO는 “고객들이 팬데믹 기간 디지털 지출을 늘리는 것을 봤다”며 “이제는 (그와 반대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 지출을 최적화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일부 지역이 침체에 빠져 있고 다른 지역도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 둔화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달 초 1만8000명의 해고 계획을 밝힌 아마존은 이날부터 감원을 시작했다. 이는 아마존 28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아마존은 세계 시총 5위 기업이다. 아마존이 앞서 지난해 11월 구조조정 착수 소식을 전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1만명 감원을 예상했으나, 두 배 가까이 그 규모가 늘었다.

2010년대 미국 경제 이끈 빅테크

구글은 전사적인 인력 감축은 아직 없는 상태다. 다만 구글의 헬스케어 자매회사인 베릴리는 최근 전체 직원의 15%, 약 23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베릴리는 구글과 모회사(알파벳)가 같다. 알파벳의 시총 규모는 세계 4위다. 이외에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이번 구조조정 국면을 사실상 이끌다시피 했다. 해고 규모는 전체 직원의 13%인 1만1000명이다. CNBC는 “틱톡 같은 경쟁사와의 경쟁, 온라인 광고비 집행의 둔화 등으로 사업이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빅테크의 해고 칼바람이 주목 받는 것은 2010년대 미국 경제를 이끌었던 기업들이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초 2000 초반대에 불과했던 나스닥 지수는 이날 1만957.01에 마감했다. 400% 가까운 상승률이다. 2021년 11월에는 1만6000선을 넘기도 했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지난 10여년 지수 흐름 역시 비슷했다.

이 때문에 덩치 큰 빅테크의 구조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전반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외에 반독점 규제 등까지 겹쳐 일부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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