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된 기분…'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따라 애들 데려가고 싶어요"[단독인터뷰]

김현록 기자 2023. 1.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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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알베르토, 이현이, 김준현.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세 MC 김준현, 이현이, 알베르토 인터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다 제작진들 덕분이죠.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맑고 깨끗한 청정수 같은 프로그램입니다."(김준현)

MBC에브리원 간판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기세가 무섭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와 함께 지난해 7월 다시 시작된 외국 친구들의 한국 여행기가 반 년도 안돼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 지난 12일 방송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신년특집 이탈리아 미슐랭 셰프편 2회는 전국 가구 시청률 3.4%, 분당 최고 시청률 4.4%를 돌파하며 리부트 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성 2049시청률은 무려 2%로, 지상파와 종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그 덕분인지, 녹화를 앞두고 만난 세 MC의 표정도 밝았다. 리부트와 함께 돌아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터줏대감 김준현, 어느덧 대세 예능인에 등극한 이현이, 프로그램의 마스코트나 다름없는 알베르토 세 사람 모두 어딜 가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나온다며 즐거워했다. 각기 두 자녀를 둔 부모라는 공통점을 지닌 세 MC는 재미는 물론이고 정보성, 공감까지 선사하는 여행 이야기를 남녀노소가 다 즐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녹화 하고 나면 '아 애들 데리고 가고 싶다'고 해요." "이런 프로그램이 오래오래 가야죠!"

▲ 김준현.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한국을 처음 찾은 이방인의 눈에 비친 '진짜 한국 즐기기'를 카메라에 담아온 건 2017년 7월부터.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에 새 친구들을 모시기가 어려워져 한국살이 N년차들 이야기를 펼치기도 했지만, '이방인에 비친 한국'이란 콘셉트만은 놓치지 않았다. 묵묵히 지켜 온 진정성과 축적된 노하우가 리부트와 함께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벌써 6개월째 호흡을 맞춘 MC들도 재미에 푹 빠졌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편안하게 돌아온다는 것이 반가웠어요. 친구들이 공항으로 들어오는 씬이 매번 첫 그림이었는데, 그것이 없다가 생긴 것이 반가웠어요. 뭐, 친정에 돌아온 느낌이었죠. 워낙 첫 녹화부터 재밌었어요."(김준현)

"MC 제안을 받고 엄청 영광이었어요. '나 잘되고 있구나, 여기서 섭외가 오다니!'(웃음) 꿀맛같은 레귤러 프로그램에 들어가며 긴장 아닌 긴장을 했죠. 준현 오빠와 알베르토야 워낙 터줏대감이고, 누가 되지 않아야 하니까. 저는 열차에 탑승만 한 것 같아요, 두 분 덕이죠."(이현이)

"아무래도 한국을 하나도 모르는 외국인들이 들어오면 진정한 리액션이 나올 수밖에 없잖아요. 한동안 프로그램 느낌이 달랐는데 예전대로 돌아와 저도 좋더라고요. 준현 형과는 전에도 오래 했고, 현이 누나랑도 이전부터 본 사이라 어색함은 없었어요. 워낙 잘 하시니까.'(알베르토)

▲ 이현이.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친구들의 여행기를 가장 먼저 보는 제 1의 시청자이기도 한 MC들은 몇 주가 지나면 마치 출연자들과 친구가 된 기분이 된다고. 이현이는 "영상으로만 만나는데도 4~5회씩 만나면 정이 든다"며 공감을 드러냈다. 김준현은 최근 여행을 마무리한, 먹성좋은 스웨덴 친구들을 볼 때면 흐뭇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며 "왜 그런지, 한식을 잘 먹어주면 묘하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내가 아는 그 맛을 저 친구들도 느낀다는데, 묘한 연결고리가 생기는 느낌"이란다.

친구들의 여행기가 자극이 되기도 한다. 이현이는 "사는 나라는 당연하게 생각하다가 친구들 여행기를 보면서 마치 나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느낌일 때가 있다"며 "필기하고 싶을 정도다. 한국 사람으로서도 가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김준현 또한 "시선이 다르다. 대리만족이 되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알베르토 또한 공감되는 대목이다. 알베르토는 "고향에서 제일 유명한 데는 안 가다가 아내랑 이탈리아에 갔을 때 보여주고 싶어서 가봤다"고 너스레를 떨며 "아직 여기는 해외니까 가장 많은 경험을 해보려고 한다. 한국의 문화나 역사를 새로 배우면서 정이 간다. 다른 이탈리아 사람보다 많이 아니 자부심도 생기고, 홍보대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 알베르토.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세 MC들에게 가장 남달리 다가갔던 친구들은 누구였을까. 세 사람의 답은 각기 달랐다. 김준현의 픽은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탈리아의 미슐랭 셰프들. 이현이는 모여만 있어도 '훈훈'했던 뉴질랜드 사형제를, 알베르토는 소녀로 돌아간 듯 했던 오스트리아 친구들을 꼽았다.

"이탈리아 세 셰프들은 첫회부터 돌이켜 봐도 새로운 콘셉트였어요. 대충 예상이 되기도 하는데 이번 셰프 친구들은 확실히 새롭더라고요. 제 개인 취향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어요. 한국에 왔으니 김장을 하는 이 분들을 보면서 해외여행을 가면 식당을 먼저 잡고 동선을 짜야겠다, 음식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가서 피자라도 만들어보고 해야겠다 하는 거죠. 저도 절인배추부터 먹어보고, 그런 걸 해보고 싶은 거예요. 그분들한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요?"(김준현)

"저는 뉴질랜드 형제들 왔을 때가 많이 생각이 나요. 아들 둘을 키우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 안 하다가 처음으로 '하나 더 낳을까' 했어요.(웃음) 형제들이 너무 우애가 좋아요. 게다가 어찌나 훈훈한지, 형제 넷이 어쩜 그렇게. 너무 귀엽고 흐뭇해서 시종일관 엄마 미소로 지켜봤던 것 같아요."(이현이)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을 너무 사랑해요. 미쳐있어요.(웃음) 게다가 셰프들이라 연구까지 하니까. 저도 삼형제라 뉴질랜드 형제들도 공감이 됐는데, 오스트리아 여자분들이 재미있었어요. 상대적으로는 조금 조용하고 심심한 여행이었는데 그분들 분위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유럽은 고등학교가 5년이에요. 같은 친구들이랑 5년을 다니다보니까 가장 친한 친구가 고등학교 친구들이거든요. 단체방에서 아직도 이야기해요. 가만히 있어도 우정이 느껴지는 여행이라 공감도 되고 너무 좋았어요. 예전 추억이 떠오르는 회차였어요."(알베르토)

▲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프로그램의 디테일을 만드는 제작진의 숨은 노력도 MC들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다. 일단 제작진은 '노터치'. 가급적 인위적인 '연출'을 배제하면서, 매번 다른 외국 친구들의 여행을 편안하게 담아내는 게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만의 포인트다. 제작진은 한국에 온 출연자들에게 공항철도 타는 법 하나 가르쳐주지 않고 그저 거리를 두고 지켜보며 카메라에 담는다. 물론 서울 지척에 있는 절을 두고 굳이 포항에 있는 절을 가겠다고 해도 묵묵히 따라간다. 이런 생고생이 없다.

김준현은 "버스를 잘못 타도 개입하지 않는다. 같이 탄 감독님은 그날 망한 거지만, 그래서 재미있다"며 "그 철칙이 지켜진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근간이 됐다"고 했다. 이현이는 "제작진의 손길이 모든 곳에 미쳐 있다"며 "짧은 시간 친구들 캐릭터를 쌓고, 출국할 떈 몇 년 안 사람처럼 헤어지기까지 다 제작진의 고민이 담겼다"고 혀를 내둘렀다.

▲ 이현이.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카메라에 담긴 친구들의 낯선 한국 여행기가 진짜이듯, MC들의 반응도 진짜다. 자연스러운 리액션을 위해서 제작진은 가급적 MC들의 대본 리딩도 철저하게 하지 않는다. 진행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대목이 아니라면 MC들도 모르고 봐야 '찐 반응' '찐 공감'이 나오기 때문이다. 멘트 하는 자신들이 아니라 친구들이 돋보이길 바라는 MC들의 자세도 결을 같이 한다. 김준현은 "저희와 시청자들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늘 여행하는 친구들, 이 분들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준현.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예능의 끝은 다큐가 될 거라고 하잖아요. 들여다보면서 나를 비쳐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오래 보아도 늘 새로워요. 자극적인 것들이 나오는데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고요. 지금처럼 편안하게 봐 주세요. 제작진은 계속 고생하시겠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은 더 재밌고 편안하게 보실 것 같아요… 올해 바람이요? '별 일 없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무난하고 탈 없어서 뉴스에서 볼거리가 없는, 그래서 예능을 보는 한해였으면 좋겠습니다."(김준현)

"제작진 분들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요즘 자극적인 여행도 많은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어느 순간에 틀어서 쭉 봐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어요. 그런 편안한 매력을 오래오래 이어가고 시청자 분들이 사랑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한 해를 정신없이 지냈는데, 올해는 차분하게 저도 차분하게 별 일 없이 지냈으면 해요. 큰 목표가 있다기보다 매주 주어지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이현이).

"올해랑 내년이 한국 방문의 해인데, 한국 사람들뿐 아니라 외국인도 보고 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왔으면 좋겠어요. 두 아이 아빠로서 교육적인 방송이라고도 생각해요. 음식, 집안, 도시, 문화…한국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쭉쭉 더 보여줬으면 좋겠어요…저는 바라는 것도 많고 목표도 많아요.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3년 동안 고생했는데, 우크라이나·코로나·불경기… 올해부터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어요. 주식도 오르고요.(웃음)"(알베르토)

▲ 알베르토. 제공|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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