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4,318km 꿈의 트레일·걷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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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에서 퇴직한 후 저자는 삶을 되돌아보고자 미국 서부 대종주 트레킹코스(PCT)에 도전한다.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염려가 가슴 한 곳에서 싹트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 고속도로 다리 밑에서 맥주 한 박스를 발견할 때는 고생했던 일이 눈 녹듯 사라지기도 한다.
이후 저자는 앉아서 하는 활동을 줄이고, 걷는 데 매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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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4,318km 꿈의 트레일 = 최인섭 지음.
"내가 지고 다니는 물리적·정신적 무게는 얼마나 될까? 마음의 짐을 평생 지니고 살지는 않을까? 숙소에 놓고 온 옷가지 하나에도 집착하고 있는 내가 마음의 짐을 쉽사리 놓을 수 있을까?"
공무원에서 퇴직한 후 저자는 삶을 되돌아보고자 미국 서부 대종주 트레킹코스(PCT)에 도전한다.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해 태평양을 따라 캐나다 국경까지 4천318km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군대에 다녀와 본 사람은 안다. 60㎞ 행군도 쉽지 않은 고역이라는 것을.
그런데 예순이 넘은 나이에 서울-부산을 다섯 번 왕복할 정도로 먼 거리를 걸어서 종주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PCT는 눈밭과 가파른 경사 등 난코스가 즐비하다.
눈밭에 허벅지까지 빠지는 건 예삿일이고, 날씨도 오락가락한다.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염려가 가슴 한 곳에서 싹트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쾌청한 날씨와 좋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다시 걸을 힘을 얻게 된다. 1천500살 된 나무가 건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철학자·직장인 등 거리의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면, 어느새 그는 다시 힘을 내 걷고 있는 자기의 모습을 본다.
그러다 고속도로 다리 밑에서 맥주 한 박스를 발견할 때는 고생했던 일이 눈 녹듯 사라지기도 한다. 먼저 다녀간 하이커들이 남겨놓은 것들이다.
저자는 걸어 다니며 암에 걸린 친구를 떠올리고, 청년재단의 일을 생각하며 이방인들의 친절에 대해 숙고한다.
미국 사회운동가이자 정치인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새로운 날이 오면 새로운 힘과 새로운 생각들이 함께 온다"고 했다. 종주가 끝난 후 그는 애초 계획한 대로 마음의 짐을 모두 벗고, 가볍게 돌아올 수 있을까?
책과나무. 315쪽.
▲ 걷는 존재 = 애나벨 스트리츠 지음. 이유림 옮김.
영국 소설가인 저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차를 타고 다녔고, 책상 앞에 온종일 웅크렸으며, 저녁 내내 소파에 파묻혀 지냈다.
편안함의 부산물인 허리통증이 찾아왔다. 이후 저자는 앉아서 하는 활동을 줄이고, 걷는 데 매진한다. 밤 산책, 비에 흠뻑 젖거나 진흙투성이가 되는 산책, 저녁을 먹은 뒤 느긋한 산책, 바람과 맞서는 주말 하이킹 등에 나섰다.
더불어 걷기와 건강이라는 주제로 조사와 글쓰기도 진행했다. 햇빛, 흙, 눈, 고요함, 향기와 같은 자연의 요소가 지닌 놀라운 힘에 대한 연구 결과가 쌓였고, 걷기에 대한 지식도 늘었다.
책에 따르면 걷기는 우리 몸의 수많은 분자 경로를 활성화하고, 심장을 확장하고, 근육을 강화한다. 또한 동맥의 내벽을 매끄럽게 하고, 혈액 속 당을 배출시키며 후성유전학적 변형이라는 기적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유전자를 변화시킨다.
저자는 문명의 발전과 함께 우리가 삶에서 '걷기'를 몰아냈지만, 우리는 애초에 걷는 존재로 태어났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추운 날 걷기' '바른 자세로 걷기'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걷기' '춤추며 걷기' '유목민처럼 걷기' 등 52가지 걷는 법을 제안한다.
"이제 걷기를 다시 생각하고, 우리 몸속 분자에 새겨진 기억에서 다시 한번 걷기를 찾아야 한다."
위즈덤하우스. 288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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