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글로벌CEO 껴안고 "제 사무실 찾아달라"…다보스 '경제 외교' 박차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인텔과 IBM, 퀄컴 등 굴지의 글로벌 회사 최고경영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국내 기업 홍보와 투자 유치를 당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다보스에서도 '경제 외교'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다보스 시내의 한 호텔에서 국내외 글로벌 CEO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는 패트릭 갤싱어 인텔 CEO와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대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투자사 등을 비롯해 16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텔·IBM·퀄컴·히타치 등이 전자·반도체 분야 4개, JP모건·무바달라 투자사·블랙스톤·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뱅크 오브 아메리카·TPG·리포 까라와찌 등 금융 분야 9개, 그랩 IT 분야 1개,토탈에너지 에너지 분야 1개, 네슬레 식품 분야 1개 등이었다.
우리 기업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회장, 신동빈 롯데 회방,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국내외 글로벌 CEO들을 한데 모아 오찬을 주재한 것은 '시장 중심', '민간 중심'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접 가교 역할을 하면서 해외 기업에는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하기 위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며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들을 제가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 "여러분들께서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글로벌 위기들을 직접 경험하고, 또 극복을 해 오셨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경험과 지혜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우리 한국의 활로를 모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제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제 사무실은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은혜 수석은 "오늘 참석한 CEO들은 포브스 매거진에서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타임지의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로버트 스미스,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체이스)에 선정된 글로벌 리더들"이라며 "이 같은 세계 유수의 글로벌 그룹 CEO들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 등 국무위원, 참모들과 대거 한자리에 모여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 CEO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먼저 다가가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갤싱어 인텔 CEO에게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인텔에서 일한 사람들이 많지 않나?"라며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했고, 크리슈나 IBM CEO에게는 "IBM이 우리나라 초기 컴퓨터 산업과 디지털 산업에 많은 도움을 줬다. IBM이 먼저 와서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휴렛팩커드 같은 기업들도 많이 들어왔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글로벌 CEO들과 인사를 나누던 사이 최태원 회장이 윤 대통령에 "여기 아는 얼굴이 한 분 있다"면서 칼둔 CEO를 데려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칼둔 CEO를 만났다. 칼둔 CEO는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겸하고 있는데, 당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칼둔 CEO를 끌어안아 반가움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또 토탈에너지 빠뜨릭 뿌요네 CEO에게 "한국에 사업 협력을 통해 좋은 기술들을 많이 가르쳐달라"고 요청했고, 제임스 쿨터 TPG CEO와의 대화에서는 "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지 알려 달라"며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세계적인 풍력터빈 제조 회사 베스타스가 우리나라에 3억 달러(약 3700억원)를 투자하는 '투자 신고식'에도 참석했다. 모든 외교의 일정을 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만큼 글로벌 기업의 국내 투자를 독려하고 홍보하려는 행보로 풀이 된다. 베스타스는 우리나라에 대규모 터빈부품 생산공장을 설립해 풍력터빈의 핵심 설비를 생산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수출할 계획이다. 또 아태지역 본부도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투자 신고식에 참석해 "투자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이나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한국 정부에 전달해 주시고, 필요한 지원이 아낌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면서 "베스타스와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함께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실현과 탄소중립 달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베스타스) 회장의 특별한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마지막 일정 역시 '대한민국 영업 사원'의 행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리는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해 각국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에 매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단기간 압축 성장한 경험과 실력을 부각하면서 "이런 우리의 경험을 다른 국가들과 나누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2030부산엑스포를 유치해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은혜 수석은 "부산 이니셔티브, 2030 부산엑스포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 활동이 이뤄졌다'며 "한국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고, 문화공연 등을 통해 주요 해외 인사에 한국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친교의 시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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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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