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의 팬텀과 함께…2023년 뮤지컬 대작이 몰려온다

정혁준 2023. 1.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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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가 주연을 맡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콘셉트 사진. 에스앤코 제공

“우연처럼 다가와 준, 그리고 기회를 준 작품과 앤드루 로이드 웨버 선생님께 감사함을 느낀다. 뮤지컬 배우로 20년 이상을 무대에 서왔는데 ‘유령’ 역으로 언제 다시 가면을 쓰고 연기할 수 있겠는가. 이 기회를 소중히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13년 만에 한국어로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팬텀)을 맡은 배우 조승우는 제작사를 통해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올해는 대작 뮤지컬을 비롯해 창작 뮤지컬, 오리지널 내한공연 등 그 어느 때보다 라인업이 풍성하다. 먼저 4대 뮤지컬이라 불리는 ‘빅4’ 가운데 3개 작품(<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이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의 유령>은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조승우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관심이 뜨겁다. 조승우가 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며, 새로운 뮤지컬 작품에 도전하는 건 7년 만이다. 국내에서는 2001년과 2009년 두차례만 한국어 공연이 성사됐고, 그동안 국외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으로만 만날 수 있었다. 3월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7월14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포스터. 레미제라블코리아 제공

영화로도 만들어진 <레미제라블>은 8년 만에 10월부터 부산·서울·대구에서 공연한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장편소설이 원작으로, 방대한 이야기를 3시간 분량의 뮤지컬에 담아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과 19세기 프랑스를 구현한 무대 미술 등으로 40여년 동안 사랑받아왔다. 이 작품은 2012년과 2015년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였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캐스팅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캣츠>는 내한공연으로 20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캣츠>는 한국 뮤지컬 사상 최초로 2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작이다. 5년 만에 부활한 ‘젤리클석’이 팬들의 기대감을 키운다. 고양이들이 객석에 출몰해 관객을 놀라게 하는 연출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젤리클석은 2017년 공연 이후 5년 만에 부활했다.

뮤지컬 <베토벤> 포스터.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 포스터. 아이엠컬처 제공

창작 뮤지컬도 다채롭다. 새해 첫 대작 뮤지컬이 될 <베토벤>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러베이 콤비의 신작이다. 7년간의 제작 기간 끝에 한국에서 초연한다. 뮤지컬 모든 노래는 ‘비창’ ‘월광’ ‘운명’ 등 베토벤 곡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베토벤은 박효신·박은태·카이가, 연인 안토니 브렌타노는 옥주현·조정은·윤공주가 맡았다. 지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했다.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박효신은 “러베이를 만나서 작품 이야기를 듣고 모든 것을 다 바쳐 잘 해봐야겠다고 다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빠르게 흘러 첫 공연을 잘 마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캣츠>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

지난해 3월 초연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프리다>는 8월 다시 관객을 찾는다. 192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활약한 걸그룹의 명곡을 무대 위로 소환한 주크박스 뮤지컬 <시스터즈>는 9월 첫선을 보인다. 박칼린이 연출을 맡았다. 저고리 시스터즈, 은방울 자매, 코리안 키튼즈, 바니걸스, 희자매 등 역사 속 걸그룹을 무대 위로 소환한다. 일본 명작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도 12월 세계 초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혁명을 지켜보는 두 청년 오스칼과 앙드레의 성장과 사랑을 다룬다. 왕용범이 극작과 연출, 이성준이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오리지널팀이 직접 내한공연을 펼치는 화제작도 찾아온다. 영국 헨리 8세의 여섯 부인을 다룬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은 3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지난해 한국 배우의 무대로 사랑을 받은 뮤지컬 <시카고>는 5월 브로드웨이 내한공연으로 무대에 선다. 로큰롤을 백인 사회에 퍼뜨린 실존 인물 듀이 필립스의 삶을 다룬 <멤피스>는 7월 막을 올린다. 9·11 테러를 소재로 한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는 11월 무대에 오른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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