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공부·태극기 수집" 배정남 '영웅'이 바꾼 일상
한 편의 작품이 삶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끼쳤다. 보이는 진심과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온 몸과 마음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배정남이다.
영화 '영웅(윤제균 감독)'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배정남은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내가 요즘 태극기를 수집하고 있다. 1950년대 태극이 20장을 구했다. 일제 시대 때 태극기는 없다고 하더라. 없기도 하고 있어도 귀중해서 대부분 박물관에 있다고. 50~60년대 태극기는 집에 엄청 많다"고 말했다.
"'영웅'의 영향이냐"고 묻자 "아주 크다"고 답한 배정남은 "예전에는 그냥 잡지 책만 들춰봤지 역사에 대해 뭘 알았겠나. 근데 영화를 찍으니까 관심이 생기더라. 맨날 유튜브 자료만 보다가 책도 찾아 읽게 됐다. '하얼빈'은 나오자마자 바로 봤다. 이봉창, 안규홍 의병의 이야기도 다 찾아 읽었고 안창호 선생님도 파면 팔 수록 멋있다"고 밝혔다.
배정남은 "안규홍 의병은 아직 잘 안 알려진 분인데 '안담살이'라는 책이 있다. 담살이가 약간 머슴을 뜻하는 말이라고 하더라. 안규홍이라는 분이 우리나라 최초 머슴 출신 의병 대장이다. 신기한 것이 안중근 의사와 태어난 해, 돌아가신 해가 똑같다. 관련 책이 딱 하나 있고 웹툰으로도 나왔다. 양반들도 처음엔 '네가 무슨 운동이냐' 해서 지원을 안 해주다가 전투에서 이기고 이기니까 지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분의 삶이 너무 멋졌다. 하나 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더라"며 신나게 이야기 했다.
이어 "독립 군들의 삶을 보면 기본적으로 피가 다른 것 같기는 하다. 비록 영화를 통해서 조금 뒤늦게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진심이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나도 뭐 말만 알았지"라며 웃더니 "공부를 하다 보면 당시 사람들만의 낭만도 보인다. 패션도 좋다. 지금 입어도 멋진 옷들이다. 겉은 여유 있으면서 심장은 뜨거웠던 그 모습들이 너무 멋지다"고 강조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극 중 배정남은 독립군 최고 명사수 조도선 역을 맡아 백발백중의 사격 실력과 특유의 유머러스한 매력으로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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