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샷] 양자컴퓨터, 무질서할수록 성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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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들이 양자컴퓨터가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 알아낼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압도하는 능력을 보였지만, 미시세계에서만 통하는 특이한 물리법칙을 이용하기 때문에 마땅히 성능을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최순원(36) 교수와 스탠퍼드대의 최준희(37) 교수 연구진은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통계적 방법으로 양자컴퓨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검증할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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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 무작위성 관측해 성능 검증
신뢰성 높을수록 무작위성 증가해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들이 양자컴퓨터가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하는지 알아낼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압도하는 능력을 보였지만, 미시세계에서만 통하는 특이한 물리법칙을 이용하기 때문에 마땅히 성능을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최순원(36) 교수와 스탠퍼드대의 최준희(37) 교수 연구진은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통계적 방법으로 양자컴퓨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검증할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꿈의 컴퓨터’ 검증할 방법 고안해
양자컴퓨터는 ‘꿈의 컴퓨터’로 통한다. 미시세계에 통하는 양자역학에서는 물질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어 계산능력이 월등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존 컴퓨터는 전자가 없거나 있는 것을 0과 1, 즉 1비트(bit) 단위로 표현한다. 이에 비해 양자컴퓨터의 단위는 0과 1 상태가 중첩된 큐비트(qubit)이다.
일반 컴퓨터가 2비트이면 00, 01, 10, 11 네 가지 중 하나가 되지만, 2큐비트는 네 가지가 동시에 다 가능하다. 만약 큐비트가 300개라면 우주의 모든 원자 수보다 많은 2의 300제곱 상태가 가능해 컴퓨터 능력이 획기적으로 커진다. 구글은 이미 2019년 단 53큐비트 양자컴퓨터로 슈퍼컴퓨터가 1만년 걸릴 문제를 3분 만에 해결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양자중첩’ 상태를 구현해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 예를 들어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내 (+)전기 상태로 만들고 레이저를 가해 에너지가 바닥도 들뜬 상태도 아닌 중첩 상태를 만드는 식이다. 문제는 큐비트가 늘수록 양자역학의 특성에 따라 복잡성이 증가해 성능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양자컴퓨터가 계산한 뒤에 측정하면 아무런 규칙이 없는 무작위적인 형태를 보인다.
연구진은 거꾸로 이런 양자컴퓨터의 무작위성을 기준으로 삼아 신뢰성을 판단했다. 최순원 교수는 “성능이 좋은 양자컴퓨터는 측정 결과의 통계적 형태가 매우 난해하고 무작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오류가 많으면 복잡도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단순한 통계적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원자 25개에 레이저를 쏘아 양자컴퓨터를 구현하고 이때 측정값이 이론적으로 예측된 무작위성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해 가설을 입증했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부원장은 “레이저로 여러 원자를 중첩된 상태로 만들고, 그 일부만 측정해 나머지를 무작위 상태로 만드는 방식”이라며 “무작위 상태가 양자계산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자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할지 신뢰성을 검증하는 데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자컴 원천기술인 ‘시간결정’도 관측
최순원 교수는 캘리포니아 공대의 마누엘 엔드레스 교수와 함께 논문의 공동 교신저자이고, 최준희 교수는 제1 저자이다. 최순원 교수와 최준희 교수는 각각 대전과학고와 한성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두 사람은 하버드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서 함께 물질의 입자가 시간에 따라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배열되는 이른바 ‘시간 결정’ 현상을 최초로 관측해 2017년 네이처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당시 성과는 양자컴퓨터나 양자정밀계측을 개발하는 데 원천기술로 응용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진은 이번 양자컴퓨터 검증 방법이 표준기술로 인정받으면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준희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신뢰도 측정법은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방법에 상관없이 어디나 적용할 수 있다”며 “양자컴퓨터 뿐 아니라 양자상태를 활용하는 양자암호통신, 양자센서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Nature,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2-05442-1
Nature, DOI: https://doi.org/10.1038/nature2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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