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뉴 캡틴’ 정승현, “목숨 걸고, 우리 타이틀 지켜내겠다” [사커피플]

남장현 기자 2023. 1.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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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카타르월드컵이 끝난 지난해 12월, 마무리훈련이 막 시작된 무렵이었다.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은 K리그1(1부)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이 중앙수비수 정승현(29)을 조용히 불렀다.

정승현은 "참 괴롭고 아팠다. 많이 힘들었다. 쓰라렸지만 좌절하진 않았다. 울산도 우승했고, 아직 어리다. 많은 기회가 있다. 내게 포기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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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신임 캡틴 정승현. 울산 | 남장현 기자
2022카타르월드컵이 끝난 지난해 12월, 마무리훈련이 막 시작된 무렵이었다.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은 K리그1(1부) 울산 현대의 홍명보 감독이 중앙수비수 정승현(29)을 조용히 불렀다. 이 자리에서 넌지시 물었다. “너 주장 좀 해라.”

새 시즌에 대비한 동계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평범한 티타임 정도로만 생각했다. 주장 제안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최근 울산 동구의 울산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마주한 정승현은 “쟁쟁한 선배들도, 나이 많은 형들도 많다. 내가 (주장을) 하리라곤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 감독님이 처음 이야기했을 때까지도 ‘부주장’으로 여겼다. 정말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울산에 2023시즌은 몹시 중요하다. 실로 오랜만에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맞이할 긴 여정이다. 우승에 이르는 과정도 참 고통스럽고 힘겨웠지만, ‘수성’은 훨씬 어려운 법이다. 스스로 힘을 유지하는 한편 극심한 상대의 견제까지 극복해야 한다. 늘 우승에 도전해 대개는 활짝 웃었던 ‘가문의 라이벌’ 전북 현대도 “왕좌를 지키는 것이 가장 고달팠다”고 토로했다.

‘우승 도전’이 아닌 ‘타이틀 방어’에 나설 새 시즌에 주장 완장을 찬 정승현의 부담도 대단하다. 더욱이 화려한 프로 커리어를 이어온 베테랑 이청용(35)에 이어 캡틴을 물려받았기에 어깨가 훨씬 무겁다.

“(이)청용이 형 다음 순번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은 해봤다. 누가 와도 어렵겠지 싶었는데 그게 하필 나였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지만 의지만큼은 단단했다. 그는 “지난해 전역 후에 매 경기 목숨 걸고 뛰었다. 새 시즌도 똑같다. 오늘 죽는 한이 있어도, 온몸을 바쳐 팀을 위해 싸우겠다. 혼신의 플레이가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울산 정승현. 스포츠동아DB
정승현이 생각하는 주장은 ‘톱니’다. 우두머리, 리더의 이미지보다는 팀 전체를 단단히 묶어주는 중간다리이자 톱니의 역할이다. 선수단뿐 아니라 지원스태프, 구단 직원들까지 모두 아우르려고 한다. “맛있는 거 많이 쏠 생각이다. 아낌없이 사비를 털겠다. 많이 교류하고 소통하겠다. 13개월짜리 아기가 있어 가족에 미안한데, 오히려 ‘주장답게 하라’고 응원한다.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

물론 그의 목표가 ‘좋은 주장’과 ‘타이틀 방어’만은 아니다. 대표팀 복귀를 누구보다 간절히 꿈꾼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을 경험하며 나름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벤투호’와 인연은 짧았다. 지난해 1월 대표팀의 터키 전지훈련과 6월 A매치 4연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카타르월드컵에는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정승현은 “참 괴롭고 아팠다. 많이 힘들었다. 쓰라렸지만 좌절하진 않았다. 울산도 우승했고, 아직 어리다. 많은 기회가 있다. 내게 포기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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