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윤호진 예술감독 "만들기 잘한 작품…아시아 진출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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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와 '영웅'은 한국적 소재와 국내 창작진, 배우들의 힘만으로 대극장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국내 대표적인 대극장 창작 뮤지컬 제작자로 명성을 얻은 에이콤의 윤호진(75) 예술감독은 18일 "창작 뮤지컬로 중국 및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은퇴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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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 '영웅' 영화화 잘해내…한국 영화사 중요한 걸음 될 것"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명성황후'와 '영웅'은 한국적 소재와 국내 창작진, 배우들의 힘만으로 대극장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을 연이어 흥행시키며 국내 대표적인 대극장 창작 뮤지컬 제작자로 명성을 얻은 에이콤의 윤호진(75) 예술감독은 18일 "창작 뮤지컬로 중국 및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은퇴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21일 LG 아트센터 서울에서 국내 9번째 시즌으로 개막한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국내 대표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에는 뮤지컬 영화로도 만들어지며 스크린에서도 그 힘을 입증했다.
'영웅'을 초연부터 연출·제작하고 현재는 예술감독을 맡은 윤 감독은 처음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엄두가 나지 않아 거절했다 했다.
"'명성황후'를 만들며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적인 소재로 대형 작품을 만든다는 것, 특히 '우리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죠. 그래서 처음 '영웅'을 제안받았을 때 '나는 이제 그런 작품 말고 편한 거 하고 싶다'며 거절했어요."
그런 그의 마음을 돌린 건 '동양 평화'를 추구한 안중근 의사의 철학이었다.
그는 "거절을 했는데 계속 궁금증이 남더라"며 "자료를 찾아보다 보니 안중근 의사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인데도 그동안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동양 평화에 관한 내용을 잘 살려보자는 생각에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웅'은 2009년 안중근 의사의 의거 100주기를 기념해 처음 무대에 올랐다. 당시 국내 창작 뮤지컬로서는 드물게 대극장 뮤지컬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초연부터 높은 완성도와 '누가 죄인인가', '장부가' 등 안중근 의사의 철학과 인간적 면모를 그려낸 음악으로 이후 14년간 총 9번의 시즌으로 관객과 만나며 사랑받았다.
윤 감독은 "초연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역동적인 액션 장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한 달가량 지방의 한 극장을 빌려서 배우들과 합숙하며 철저히 훈련했다"며 "덕분에 첫 공연 때 단 하나의 실수도 없이 해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젠 '영웅'은 '만들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라며 "15주년을 앞둔 지금도 관객들의 좋은 반응이 큰 울림이 된다. 작품을 본 관객들이 지금 시대엔 어떤 영웅이 나올 수 있을까, 나라란 왜 필요한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 시즌 '영웅'은 영화 '영웅'의 개봉과 함께 개막해 '안중근 신드롬'으로 불리며 더 주목받고 있다.
윤 감독은 "뮤지컬을 영화화하는 것이 참 무모한 도전이었는데, 영화를 만든 윤제균 감독이 잘 해냈다"며 "우리 영화사에 하나의 중요한 걸음이 될 것 같다"고 반겼다.
윤 감독은 1960년대부터 활동한 극단 실험극장 출신의 연출가이자 공연 제작자이다.
1977년 연극 '아일랜드'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를 연출하며 국내 1세대 뮤지컬 연출·제작자로 자리 잡았다.
'명성황후'와 '영웅'에 이어 내년에는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를 뮤지컬로 선보이며 '항일 3부작'을 완성할 계획이다.
'명성황후'와 '영웅'으로 뉴욕, 런던 등 뮤지컬 본고장에서도 관객과 만난 그는 창작 뮤지컬 제작에 대한 욕심과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두 편의 고유 흥행 콘텐츠를 가지게 됐는데, 5편까지 갖는 게 꿈입니다. 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무대에서도 '영웅'을 비롯한 한국 뮤지컬이 경쟁력이 충분하죠. 그 진출의 기틀을 마련해 놓는 것이 은퇴 전에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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