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음악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급식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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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위원이 된 후 주요 관심사는 '학교급식'이었다.
급식의 변화를 꾀하고자 지원금액 상향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공간을 보다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드는 음악을 급식실에 채운다면, 최근 몇 년간 '급식 시간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학생들에게 큰 선물이 될 듯하다.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 가장 행복하고 손꼽아 기다린다는 급식 시간이 어른들의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더 특별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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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위원이 된 후 주요 관심사는 '학교급식'이었다. 급식의 변화를 꾀하고자 지원금액 상향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세종시교육청의 2022학년도 하반기 급식비는 3315원으로 17개 시도 중 14위에 불과했다. 1위인 전남도교육청 급식비가 4426원이니 지원금액이 1000원 넘게 차이 났다. 계속되는 고물가로 장바구니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자칫 부실 식단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행정사무감사와 제78회 정례회 5분 발언으로 급식비 단가 현실화에 대해 꾸준히 주장했고, 다행스럽게도 올해 급식비가 20% 가깝게 올랐다.
두 번째 목표는 조리종사자 처우 개선이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업무 강도를 직접 경험해보고자 금남면 감성초의 일일 조리종사자로 변신했다. '선배' 종사자분들과 함께 비빔밥에 들어갈 각종 재료를 잘게 썰고, 130인분의 계란프라이를 가지런히 부쳤으며, 일렬종대로 끼워진 소떡소떡의 양념을 골고루 발랐다. 재료의 검수부터 세척, 조리, 배식 준비 등 모든 과정을 점심시간에 맞춰 끝내야 했다. 허리 펼 새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고강도의 업무였다. 제79회 정례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조리종사자가 병가 등 꼭 필요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의 추가 확보와 초보자가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현장 교육을 좀 더 강화해달라고 교육청에 주문했다.
몇몇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이 점심 먹는 공간을 살펴보며 세 번째 목표를 세웠다. 거의 모든 초·중·고교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식 칸막이가 설치됐다. 옆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 불투명 칸막이로 둘러싸인 급식공간은 삭막하고 단절된 공간이 됐다.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밥을 먹었던 점심시간은 옛 추억이 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단체생활이라는 학교의 특성상 급식 칸막이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앞과 옆이 가려진, 좁고도 막힌 공간에서 묵묵히 밥만 먹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음악을 선물하면 어떨까? 잔잔한 클래식 음악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애절한 발라드는 속상한 마음을 위로해 줄 것이며, 신나는 댄스음악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어 줄 것이다.
최근 언론 기사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 오송고는 '급식 소리함'(뮤직&푸드)을 운영 중이다. '급식 소리함'은 학생과 교직원이 듣고 싶은 음악과 먹고 싶은 메뉴를 함께 적어서 제출하면, 식단에 반영하고 신청한 음악을 들으며 식사하는 것으로 오송고 학생과 교직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공간을 보다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드는 음악을 급식실에 채운다면, 최근 몇 년간 '급식 시간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학생들에게 큰 선물이 될 듯하다. 학생들에게 음악을 신청받아 틀어주는 수고가 더해진다면 더 좋겠다.
시의원으로서 집행부의 예산을 심의·의결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예산의 크기에 효과가 비례하리라는 착각에 빠진다. 큰 단위의 숫자에 무뎌져 '예산이 클수록 학생들한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예산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세밀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만드는 정책이다. 작은 시도와 노력만으로도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리라 믿는다.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 가장 행복하고 손꼽아 기다린다는 급식 시간이 어른들의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더 특별해졌으면 한다. 초등학교 입학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12년 동안 매일 마주치는 그 시간들이 우리 아이들이 몸과 함께 마음도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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