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 솔직 심경 "부정적 평가 아쉬워, 선발·불펜 다 가능합니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해가 바뀌고 보름이 지났으나 아직 팀을 찾지 못한 선수가 있다. 정찬헌(33)이다.
정찬헌은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54K 스포츠'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미계약 4인 중 1명으로 새 팀의 오퍼를 기다리고 있다. 정찬헌은 "팀의 연락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어떤 팀의 부름을 받을 때를 대비해 좋은 몸상태를 만들고 있다. 계속해서 운동하며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고 말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정찬헌은 신인 시절부터 1군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생활을 보냈다. 무려 6차례 수술에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재기에 성공했다.
LG에서 14년의 생활을 보낸 정찬헌은 2021년 트레이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LG가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건 처음이었다. 2021 시즌에는 23경기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4.01(114⅓이닝 51자책)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어 2022 시즌에는 20경기서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87⅓이닝 52자책)을 마크했다. 5선발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지만 아쉽게도 포스트시즌에는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즌은 끝이 났고, 한 차례 광풍이 몰아친 뒤 급속도로 FA 시장이 얼어붙었다. 정찬헌은 아직도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정찬헌은 B등급이다. 원소속팀 키움이 아닌 구단과 계약을 할 경우 계약을 하는 팀이 키움에 보호선수 25인 외 보상선수 1명과 FA 보상금 2억8000만원을 내줘야 한다. 이러한 보상 규정에 발목이 잡혀 소속팀을 찾는데 어려움이 크다.
정찬헌은 "지난해는 힘들었던 시즌이었다. 조금 더 잘 던졌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다. 캠프 때 체중을 너무 많이 뺐다. 그것부터 어긋났던 것 같다"면서 "작년만 보면 떨어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작년만 유독 부진했던 것이지 재작년 선발 보직 변경 후엔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희망을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몸을 만들고 있다. 54K 스포츠 대표를 맡고 있는 김광수 코치는 "하제 유연성이 부족했다. 시즌 때 보니 상체로만 던지려 하더라. 던지는 비율을 줄이고 하체 유연성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찬헌은 "몸상태는 80% 정도 올라왔다. 웨이트나 트레이닝 부분에서 무리 없이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며 "수술 이후 전체적인 폼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김광수 코치가 그런 부분을 캐치해서 유연성에 신경을 써보자고 했다. 덕분에 가동범위가 조금 늘어나고 있다. 홈플레이트 쪽으로 더 뻗게 되면 공에 더 힘이 붙을 것이고 좋아질 것이다. 조금씩 이런 부분들을 체감하고 있다. 좋아지는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은 힘겹다. 그는 "이야기가 오간 팀들이 있긴 했지만 성사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말은 기다리는 일밖에 없다. 상황이 나아지길 바라고 조금이라도 나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심경을 밝혔다.
정찬헌은 "정상적인 로테이션, 많은 이닝 소화가 불가능하고, 연투도 쉽지 않다는 그런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데, 안 좋은 부분이 더 어필되는 것이 아쉽다. 솔직히 예전에는 하루 던지고 나면 다음 날 힘들었다.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다음날이 더 깨끗한 느낌이다. 선발도 가능하고 중간도 가능하다. 팀이 원한다면 롱릴리프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언제 어떻게 부름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몸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찬헌. 사진=심혜진 기자, 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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