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후임으로 축협이 만나본 보르달라스, 누구인가[초점]

이재호 기자 2023. 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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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으로 대한축구협회가 만나본 것으로 알려진 호세 보르달라스(58) 감독. 그는 어떤 감독일까.

스페인 라디오 카데나 SER는 18일(한국시간) "한국이 보르달라스와 접촉했다"면서 "보르달라스 전 발렌시아 감독은 최근 몇 주 동안 한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AFPBBNews = News1

대한축구협회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떠난 이후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돼 A대표팀 감독을 맡을 후보군을 물색 중이다.

보르달라스 감독의 주요 이력은 역시 직전까지 감독했던 스페인 라리가 발렌시아다. 이강인을 지도했었고 이강인이 떠나는데 아쉬움을 피력했던 감독으로 국내에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정말 보르달라스는 어떤 이력을 가진 사람일까.

공격수 출신인 보르달라스는 스페인 클럽 에스쿨레스에서 유소년을 보내고 프로에 데뷔까지했다. 1980년에 선수에 데뷔해 주로 스페인 3부리그 수준에서 뛰다 1992년에 은퇴했다. 당연히 스페인 대표로는 언감생심인 스페인 하부리그 수준의 선수 커리어.

은퇴 이듬해인 1993년 곧바로 스페인 3부리그 알리칸테 2군팀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보르달라스는 2군팀을 이끌고 성과를 내고 알리칸테 1군 감독까지 오른다. 이후 많은 팀을 옮겨다녔지만 대부분이 스페인 하부리그 감독직이었다.

감독을 한지 20여년간 꾸준히 스페인 하부리그 감독만 맴돌다 2010년경쯤 드디어 2부리그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냈다. 그리고 2015년 데포르티보 지휘봉을 잡으며 마침내 스페인 1부리그인 라리가 감독직에 오른다.

데포르티보를 15위로 라리가에 잔류시켰음에도 경질된 보르달라스는 2016년 9월 다시 스페인 2부리그인 헤타페 감독직에 앉았고 이때부터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부임하자마자 첫시즌만에 헤타페를 1부리그로 승격시켰고 승격 첫해인 2017~2018시즌, 헤타페를 무려 8위에 올리는 대성과를 냈다.

선수 은퇴 후 감독으로 20년이상 하부리그만 전전하다 드디어 뚜렷한 성과를 낸 것. 50세가 넘어서야 감독으로 제대로 빛을 보게 된 케이스다. 심지어 2018~2019시즌에는 헤타페를 이끌고 라리가 5위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며 스페인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이 됐다. 이때 헤타페에는 지금은 첼시에서 뛰는 마르크 쿠쿠렐라가 맹활약했고 이후에도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면서도 리그 8위 등의 성과를 낸 보르달라스는 좋은 성적에도 투자가 되지 않는 헤타페를 2021시즌을 끝으로 떠나 2021년 5월 발렌시아 감독으로 부임했다.

헤타페에서의 성과에 감동받은 피터 림 구단주의 제의로 발렌시아에 와 팀이 망가진 발렌시아에서 리그 9위와 코파 델 레이 준우승의 성적을 냈지만 1년만에 경질됐다.

ⓒAFPBBNews = News1

발렌시아에서 이강인과는 사실상 프리시즌에만 함께한 보르달라스 감독. 구단 운영에 지나치게 간섭은 하면서 투자는 하지 않는 구단주에 맞서 각을 세우다 경질된 감독 이미지로 2022년 6월 이후 무직인 상황.

능력이 부족하거나 선수단과의 대립이 아니었기에 외신에서는 라리가에서 감독이 경질된 팀이 찾을 후보군에 계속 언급될 정도의 능력의 감독. 물론 구단주와 각을 세울 정도이니 좋든 나쁘든 고집 혹은 강인한 성향은 가진 것으로 보인다.

전술적으로는 4-4-2 포메이션에 중원보다는 측면과 롱볼 위주로 직선적으로 진행하는 스타일로 알려져있어 벤투 감독 아래서 점유와 패스 위주의 축구를 해온 한국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래도 팀을 맡으면 확실한 전술적 색깔을 입히는 것은 물론 변변치 않은 선수생활에도 오랜기간 하부리그 감독을 하며 쌓아온 경험과 끝내 1부리그 감독으로 성과까지 내는 성취에 의한 인정은 받는 감독이다.

문제는 보르달라스 감독이 지난해 6월까지 스페인 명문인 발렌시아 감독직을 했을 정도로 여전히 '핫'한 감독이라는 것. 그리고 라리가에서 감독직이 위험한 팀의 후보군으로 계속 언급이 되고 있을 정도의 감독이기에 아직도 유럽 중심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있는 감독이 굳이 축구 변방인 한국까지 올지 의문.

마치 2018 러시아 월드컵 직후 김판곤 당시 국가대표 감독 선임위원장이 후보군을 만나러 다닐 때 키케 플로레스 감독이 자신은 아직 유럽 중심에서 감독을 할 자신이 있고 한국이 자신을 영입하려면 막대한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는 힘들다고 얘기한 사례가 떠오른다. 실제로 플로레스 감독은 한국을 거절하고 막대한 금액을 받고 중국리그 상하이 선화로 갔다 EPL 왓포드와 지금은 라리가 헤타페 감독을 맡고 있다. 당시 플로레스도 직전까지 라리가 에스파뇰 감독을 했었다.

결국 보르달라스 감독은 아직 유럽 중심에서 관심을 받고 인정받는 감독이기에 한국 감독으로 오기 위해서는 대한축구협회가 막대한 금액을 제시하거나 혹은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성향이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표팀 감독 협상의 전권을 가지고 있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여러 후보군을 검토하고 만나보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처음 나온 이름인 보르달라스는 이제 대한축구협회가 본격적으로 후보군을 미팅하고 있다는 신호탄정도로 이해하는게 편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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