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겨울 달궜던 파이어세일..마이애미에 남은 것은?[슬로우볼]

안형준 2023. 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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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마이애미 말린스는 후반에 접어든 오프시즌 가장 주목받는 팀 중 하나다. 젊고 재능있는 투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마이애미는 일부 선발투수들을 '트레이딩 블록'에 올려놓은 상황. 여러 구단들이 마이애미의 투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마이애미가 시장의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4-5년 전, 마이애미는 팀 전력을 완전히 해체하는 수준의 '파이어세일'을 단행했다. 모든 구단들이 달려들었고 두 번의 오프시즌 동안 4명의 특급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외야수 지안카를로 스탠튼, 크리스티안 옐리치, 마르셀 오주나, 그리고 포수 J.T. 리얼무토였다.

가장 먼저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는 스탠튼이었다. 스탠튼은 2017년 12월 12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양키스가 내준 선수는 올스타 출신 내야수 스탈린 카스트로와 '특급' 평가까지는 받지 못한 두 유망주 호세 데버스, 우완투수 호르헤 구즈먼. 2017시즌 MVP였던 스탠튼이 '헐값'에 이동한 것은 스탠튼의 계약 때문이었다. 스탠튼은 2015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와 13년 3억2,500만 달러 연장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양키스는 마이애미에 대단한 선수들을 내주지 않는 대신 스탠튼의 잔여 계약을 거의 떠안았다.

스탠튼이 떠나고 3일 후, 마이애미는 오주나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017시즌 올스타,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를 모두 석권한 27세 오주나를 영입하기 위해 4명의 선수를 내줬다. 세인트루이스가 내준 선수는 외야수 1명과 투수 3명. 외야수 마그뉴리스 시에라, 우완 샌디 알칸타라, 잭 갈렌, 좌완 다니엘 카스타노였다. 이들 중 빅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는 2017시즌 데뷔한 알칸타라와 시에라 둘 뿐이었고 TOP 100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당시 넷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는 1996년생 외야수 시에라였다.

오주나까지 '헐값'에 팔아버린 마이애미는 2018년 1월 말 옐리치까지 내보냈다. 트레이드 파트너는 밀워키 브루어스였다. 스탠튼과 오주나 트레이드에서 교훈을 얻은 마이애미는 이번에는 특급 유망주를 적극적으로 골랐다. 옐리치를 영입하기 위해 밀워키도 4명의 선수를 내줬다. 외야수 루이스 브린슨, 몬테 해리슨, 내야수 이산 디아즈, 투수 조던 야마모토였다. 브린슨은 전체 20위권 평가를 받는 특급 유망주였고 디아즈와 해리슨도 TOP 100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유망주였다.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자인 야마모토를 제외하면 모두 큰 기대를 받는 유망주들이었다.

1년 뒤인 2019년 2월 마이애미는 마지막 남은 리얼무토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했다. 필라델피아는 리얼무토 영입을 위해 3명을 내줬다. 포수인 호르헤 알파로와 좌완 윌 스튜어트, 그리고 우완 식스토 산체스였다. 스튜어트는 대단한 유망주가 아니었지만 알파로와 산체스는 모두 TOP 100 평가를 받는 굉장한 유망주들이었다.

두 번의 오프시즌 동안 4명의 올스타를 트레이드한 마이애미는 총 14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그 중 과연 몇 명의 선수가 마이애미에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다줬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이애미에 제대로 도움을 준 선수는 단 3명 뿐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성과 없이 사라지거나 여전히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카스트로가 마이애미에서 무난하게 2년을 보낸 가운데 최고의 성과는 가장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들에게서 나왔다. 바로 오주나를 내준 대가로 합류한 두 우완투수 알칸타라와 갈렌이다. 입단 2년만에 올스타에 선정된 알칸타라는 에이스로 성장했고 2022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마이애미에서 5년 동안 기록한 성적은 110경기 707.2이닝, 34승 43패, 평균자책점 3.09. 마이애미는 알칸타라를 5년 5,600만 달러의 팀 친화적인 장기 계약으로 묶었다.

갈렌은 마이애미에서 단 7경기 36.1이닝(ERA 2.72)만을 소화했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그 해 바로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하지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로 이적하며 재즈 치즘 주니어를 팀에 안겨줬다. 갈렌은 애리조나에서 에이스로 성장했고 갈렌보다 3살이 어린 치즘은 마이애미 야수진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옐리치를 내준 대가로 얻은 특급 유망주들은 모두 실패했다. 가장 큰 기대를 받은 브린슨은 거듭된 실패 끝에 일본 무대로 향했고 디아즈와 해리슨도 유산을 남기지 못하고 마이애미를 떠났다. 알파로 역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팀을 떠났고 스튜어트와 데버스는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마이애미는 또 한 명의 '성공사례'를 바라고 있다. 리얼무토와 바꾼 유망주 중 한 명인 산체스다. 단축시즌 데뷔해 가능성을 보인 산체스는 최근 2년을 부상으로 쉬었지만 아직 24세로 젊다. 마이애미는 이번 선발 트레이드 계획에서 산체스를 에이스 알칸타라와 함께 '트레이드 불가 선수'로 분류했다.

큰 비난을 받으며 특급 스타들을 모두 내보냈지만 마이애미는 여전히 약체의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체스가 평가를 바꿀 수도 있지만 마이애미의 '파이어세일'은 결국 최종 패배로 향해가고 있다. 과연 마이애미가 올겨울에는 승리하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샌디 알칸타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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