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열정, 우리의 키워드입니다” 기대 속에 청주의 첫 시즌 준비하는 최윤겸 감독

최윤겸 청주FC 감독이 지난 3일 청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창단식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청주 | 연합뉴스

이번 시즌 K리그2는 기존 11개팀에서 13팀으로 확대된 가운데 시작한다. 천안시티FC와 충북청주FC, 두 팀이 새롭게 가세한 K리그2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혈전을 예고한다.

천안과 청주 모두 신생팀이라고 해서 쉽게 승점을 내줄 생각은 없다. 특히 청주의 초대 사령탑으로,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최윤겸 감독(61)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선수들과 함께 태국 방콕으로 전지훈련을 가 있는 최 감독은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훈련을 떠나기 전에는 설레기도 하고 기대감도 있었다. 현지에 와서 훈련을 진행하면서 좋은 팀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조금씩 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이다. 2001년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강원FC, 부산 아이파크, 제주 등 여러 팀들을 두루 거쳤다. 뿐만 아니라 차이쿠르 리제스포르, 트라브존스포르(이상 튀르키예) 등에서 코치를 했고 호앙아인 잘라이(베트남)에서는 감독까지 맡는 등 해외 무대 경험도 풍부해 ‘공부하는 지도자’로 꼽힌다.

이런 최 감독도 신생팀의 초대 사령탑이라는 경험은 처음이다. 그래서 더욱 신경쓸 부분들이 많다. 최 감독은 “신생팀의 초대 감독 자리를 제의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감독을 했던 구단들을 보면 형편이 어렵거나, 사정이 있어 뭔가가 조금 부족한 팀들이 다수였다”며 “7월1일자로 부임했는데, 구단에서 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많은 힘과 권한을 실어줬다. 그래서 선수를 뽑는데 굉장히 공을 들였다. 한 명씩 검증하고 또 하면서 우리 팀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선수 선발에 힘을 실어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금전적 지원까지 풍족하게 해준 것은 아니다. 이는 대다수 시도민구단들이 갖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다. 최 감독도 선수 영입을 하면서 이런 현실에 부딪혀야 했다. 최 감독은 “신생팀이라 재정적으로, 환경적으로 크게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기에 이제 막 시작하는 팀이라 (영입에) 더 어려움이 있었다”며 “선수들을 한 명씩 만나 설득을 시켰다. 우리가 어떤 팀인지를 설명하면서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 구성이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이는 것은 다행이다. 호주 출신 미드필더 피터를 영입하며 아시아쿼터 1장을 채웠고, 왼쪽 측면과 스트라이커를 볼 수 있는 브라질 공격수 파울리뉴를 더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쿼터를 활용해 말레이시아 국가대표 공격수인 코길레스와란 라즈를 영입했다. 최 감독은 “이 밖에 브라질 출신 공격수 1명을 더 영입하려고 한다. 현재 계약 성사 직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프로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신생팀이라고는 해도, 청주 역시 이런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K리그1과 K리그2를 통틀어 유일한 60대 감독인 그도 첫 시즌이라고 쉽게 물러설 생각은 없다. 최 감독은 “감독은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제주 감독에서 물러난 후 경기감독관 등을 하면서 K리그2의 특징, 각 팀 감독들의 색깔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젊은 감독들이 패기가 있겠지만, 반대로 내가 갖고 있는 경험이나 노하우 등은 부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 전술적인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선수들로 하여금 간절함이나 열정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게 올 시즌의 키워드”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를 9위로 잡았다. 신생팀치고는 조금 높은 목표지만, 홈에서는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성적과 관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겠다는 생각이다. 최 감독은 “지속가능한, 성장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팬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사회공헌, 봉사활동 등 우리가 좀 더 청주시민들의 품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며 “그런 후 그분들을 운동장으로 모셔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홈에서는 좋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승리할 수 있는 도전적인 팀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시즌 그렇게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