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만난 尹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글로벌 CEO를 초청해 오찬을 갖고 “전 세계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을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후 '세일즈 외교' '모든 순방은 경제 중심으로' 등 정상외교를 통한 경제산업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윤 대통령의 굳은 의지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제가 한국 대통령으로서 인사드리고 '이 나라 대통령'이라고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이 한국을 방문할 때 제 사무실을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수십 년 동안 다양한 글로벌 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또 극복을 해 오셨기 때문에 여러분의 경험과 지혜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우리 한국의 활로를 모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조언도 구했다.
이날 오찬에는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대표, 토시아키 히가시하라 히타치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투자사 대표, 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회장, 로버트 스미스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회장, 패트릭 갤싱어 인텔 회장, 버나드 멘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대표, 와엘 사완 쉘 대표,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대표, 제임스 쿨터 티피지(TPG) 공동 대표, 존 리아디 리포 까라와찌 대표, 빠뜨릭 뿌요네 토탈 에너지 대표 등 15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국내 기업인도 함깨 했다. 정부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회장 겸 CEO는 “대통령님은 저희 기업인 만큼이나 세일즈맨십을 보유한 훌륭한 세일즈맨이다. 우리보다 낫다”면서 “여기 대부분의 기업인이 한국에서 영업활동을 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빈곤 국가에서 세계 경제 8위 대국까지 오른 것은 놀라운 성취이자 성과다. 대한민국의 탄탄한 정부와 성실한 국민이 있어 이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했다.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모건 체이스 회장은 “한국은 천연자원이 없어도 직업윤리, 교육, 엔지니어링 기술, 개방성으로 아일랜드나 싱가포르처럼 성공적인 국가를 만들어 냈다. 앞으로도 지켜보고 싶은 가능성의 나라”라고 평가했다.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이사회 의장은 “한국은 모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라면서 “수소와 반도체, 헬스케어 등 모든 것이 가능한 곳이 한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게 “우리가 직면한 이 복합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라고 질문도 던졌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같은 복합 위기의 도전을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기 위해 우리가 다보스에 모인 것”이라며 “다자주의, 자유무역 체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확고한 신념과 연대만이 공급망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다. 각국 간의 기술협력, 경험과 노하우의 공유, 우호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국가 간 연대 협력뿐 아니라 기업과 기업, 정부와 기업 간 교차 협력으로 정부와 기업이 하나가 돼 기술 혁신 및 기술 접근의 공정성을 고민하고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빠뜨릭 뿌요네 토탈에너지 CEO는 “한국은 조선 및 해상 풍력 등 새로운 분야에서 선도적 국가다. 생태계 자원, 인력, 정부 의지 세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어 가능한 것 같다. 한국이 재생에너지 산업을 성공시키면 전 세계의 기후 전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로버트 스미스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 회장은 윤 대통령에게 “한국은 클라우드를 포함한 코딩까지 많은 기술을 보유한 국가인데, 동시에 인재 개발과 양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소프트웨어 기술 수출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윤 대통령은 “스미스 회장님이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다. 결국 첨단산업 고도화는 사람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저는 기술이 첨단화되고 고도화되는 트랜드에 맞추어 고등교육 시스템을 바꿔 나가는 중”이라며 “과학기술, 그중에서도 모든 산업에 기본이 되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단순한 디지털 정부가 아니라 원플랫폼, 원디지털플랫폼 정부를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소프트웨어 전문가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속원리 및 승수효과를 유발해 이른 시일 내 회장님이 지적하신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배출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은 “5G와 오픈소스 협력이 중요하다. 한국의 강력한 IT서비스는 세계 진출에 큰 도움이 된다.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도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력한다면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투자사 회장은 “대통령께서 영업사원이라 말씀하셔서 저는 조력자로서 말하고 싶다”며 우리나라와 UAE 간 '신뢰의 상징'인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를 언급했다. 그는 “혁신, 실행력, 엔지니어링 기술, 에너지 전환, R&D, 인재개발까지 14년 동안 한국을 직접 경험했다. 이제 곧 네 번째 원자로도 곧 상용화될 것”이라며 “한국은 좋은 역량으로 주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결국 다 해냈다. 한국이 어떤 점에서 특별한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에) 300억달러라는 큰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과 원전 외에도 더 많은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한민국 세일즈맨으로 모셔야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글로벌 CEO들의 발언을 청취한 윤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오늘 여러분 이렇게 뵙게 돼서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영광이고, 앞으로 한국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보스(스위스)=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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