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6% 수익률에 원금보장? '테슬라 ELB' 사도 될까
원금보장. 조건 충족시 연 최대 36% 수익률 제공.
증권사 간 ELB(파생결합증권) 금리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ELB가 나와 시장의 눈길을 끈다. 테슬라 등 변동성이 큰 기초자산을 활용해 원금지급을 보장하면서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연 최대 36%의 수익을 제공하는 구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현재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B 2종(KB에이블 ELB 제38호·제40호)과 LG에너지솔루션을 기초로 한 ELB 2종(KB에이블 ELB 제37호·제29호)을 판매 중이다.
4종의 ELB 모두 원금지급형이다. ELB는 증권사가 신용으로 발행하는 수익증권이기 때문에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사전에 약속한 계약 내용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 기초자산 가격이 아무리 하락해도 ELB를 판매한 KB증권은 만기시 원금을 지급해야 한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조건은 이렇다. 테슬라를 기초로 한 ELB의 경우 만기(6개월)때 테슬라 주가가 ELB 발행시점 대비 110% 초과 150% 이하면 상승분의 45%를 수익으로 지급한다. 예를들어 테슬라 주가가 150% 올랐다면 만기시 수익률은 18%((150%-110%)×45%), 연 환산으로 36%다.
테슬라 주가가 만기때 110% 이하거나 6개월 동안 한 번이라도 150%를 넘은 적이 있다면 만기때 가격과 상관 없이 원금을 지급한다.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테슬라 가격이 150%를 넘을 경우 초과 이익은 기대할 수 없다.
KB증권의 모의실험에 따르면 2010년6월부터 2022년6월까지 12년 동안 테슬라 주가가 수익조건(6개월 뒤 110~150% 사이)을 충족할 확률은 20.2%다. 과거 통계를 기반으로 한다면 해당 ELB에 투자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이 이정도라는 의미다.
테슬라 주가가 110% 이하로 떨어질 확률은 46.7%다. 이 경우 역시 원금을 지급받기 때문이 투자자 입장에선 이익이다. 결론적으로 투자자가 테슬라 ELB에 투자한다면 이익을 볼 수 있는 확률은 66.9%(주가 하락시 원금보장 확률 46.7%+수익 확률 20.2%)다.
문제는 테슬라 주가가 150%를 넘는 경우다. 테슬라는 주가 변동성이 큰 만큼 6개월 동안 주가가 150%를 넘나드는 일은 흔하다. 지난 12년 간 발생확률은 33.1%다.
LG에너지솔루션을 기초로 한 ELB 역시 구조는 비슷하다. 만기일인 1년 뒤 주가가 최초발행가격 이하거나 125%를 초과하면 원금에 3%의 이자를 지급한다. 만기일 주가가 100~125%인 경우에는 이자 3%에 만기시 수익률만큼(최대 25%)을 지급한다. 연 최대 28%다.
통상 증권사가 발행하는 주식형 ELB는 삼성전자나 한국전력 등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기초로 3~4% 수준의 확정 수익을 제공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증권사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7~8%까지 금리를 높인 ELB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해도 연 최대 36% 수익에 원금까지 보장하는 ELB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앞서 KB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엔비디아를 기초로 한 ELB 4종을 연속적으로 발행했다. 수익구조는 테슬라 ELB와 같다. 엔비디아 ELB의 경우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조건 충족시 연 환산 최대 60%(6개월 만기 30%) 수익을 지급한다. 해당 ELB 4종은 총 20억원 어치가 팔렸다.
일전에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구조의 ELB를 만든 이유는 원금보장을 원하면서도 고수익을 원하는 안정지향형 고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다. 테슬라 등 변동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고 싶어도 손실이 우려되는 투자자라면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원금보장이라는 안전판이 있는 ELB가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
KB증권 입장에서는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져도 고객에게 원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 위험을 회피하는 헤지(hedge) 전략을 사용한다. 옵션 매도나 기초자산 매수 등 다양한 헤지 방식이 있는데, KB증권은 백투백(Back to Back) 헤지를 이용한다. 판매하는 ELB 상품과 거의 같은 구조의 파생상품을 매수해 가격변동 위험을 거래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 KB증권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다.
KB증권 관계자는 "원금보장형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다앙해지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맞는 다양한 구조의 파생결합상품을 공급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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