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저물자 반짝이는 金…펀드로 투자해볼까
실질금리 상승세 둔화·비미국 긴축·중국에 달러 약세↑
주식·채권 高상관관계 전망…채권 대신 금 편입 유효
금 가격·금광업 상승 누릴 펀드 주목…투자 유의점도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킹달러’가 지자 금의 가치가 피어오르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과 물가 리스크 둔화에 달러 강세가 진정된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 속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도가 커질 전망이다.
금은 자산배분 측면에서도 채권 대체 편입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식과 채권이 올해에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금 가격과 금광업주의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도 견조한 수익률을 보여 눈길이 쏠린다.
금펀드 석달새 17% ‘쑥’…“달러 약세 지속, 금 가격 상승 여력↑”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 펀드는 최근 3개월 새 17.4% 상승했다. 한 달 새에도 8.4% 오르면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3.2%)을 훌쩍 상회했다.
금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실질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여파로 꺾였지만, 올해엔 상승 여력이 높을 전망이다. 뉴욕상품거래소(NYSE)에서 최근 거래되는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90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4월 26일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달러 가치와 채권 수익률 하락 영향에 수개월 내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웃돌 것으로 봤다.
금은 통상 달러로 거래된다.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금의 체감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의 자산 매력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달러는 지난해 말을 시작으로 연초에도 예상보다 빠르게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와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이 더욱 확산됐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엔 실질금리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유럽 등 미국 외 지역의 고물가와 강한 긴축 강도,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이 달러화 약세 압력을 높여 금의 성과 역시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년 포트폴리오엔 ‘채권’ 대신 ‘금’
증권가는 채권을 대신해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자산으로도 금을 주목한다. 지난해 주식과 채권이 동반 부진해 자산배분 효과가 사실상 실종됐고, 두 자산의 상관관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NH투자증권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세에도 연평균 4%대 전망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완화에도 기준금리 연말에도 4%대 가능성 △채권의 변동성이 2021년보다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유사한 환경에서 주식·채권의 상관관계가 높았다는 설명이다.
하 연구원은 “금은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높았던 시기에도 주식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금 가격 상승 여력이 큰 국면이기에 채권 대신 포트폴리오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자산인 금 투자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을 직접 보유하거나 금 가격과 상관관계가 높은 금광기업 펀드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금 펀드’ 금 값·금광업株 상승 효과 동시에…변동성 유의
석 달 새 수익률 상위 공모펀드를 살펴보면 ‘하이월드골드펀드’(34.7%), ‘IBK골드마이닝펀드’(29.2%), ‘신한골드펀드’(24.0%) 등이다. ET 중에서는 ‘한국투자ACE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27.1%),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특별자산’(14.1%),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13.7%) 등이 상위에 올랐다.
한국투자ACE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은 금 가격 상승의 2배 수익률을 추종한다. 단기에 금 가격의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방향성 투자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금 가격의 일일 상승 하락의 2배를 추종하지만,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 기간 전체의 금 가격 움직임과는 수익률이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에는 금 ETF로 ‘SPDR Gold Shares’(GLD), ‘iShares Gold Trust’(GLDM) 등이 상장돼 있다. 금광기업 ETF는 ‘VanEck Gold Miners’(GDX) 등이 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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