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S] "여보, 아버님 '혼밥' 하시면 더 빨리 늙는데요"

혼밥을 먹는 노인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노인과 비교해 더 빨리 노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혼자 밥(혼밥)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더 빨리 노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혼밥을 하면서 생긴 우울감이 영양결핍과 고립을 불러 노화를 더 빨리 진행시킨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송윤미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실험노인학 저널(Experimental gerontology) 최신호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로 명명된 이 연구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70~84세 노인 2072명의 식습관에 따른 노쇠 변화를 2년 동안 추적·관찰하고 비교·분석했다.

연구팀은 ▲체중 감소▲근력 감소▲극도의 피로감 ▲보행속도 감소▲신체 활동량 저하 등 다섯가지 지표로 나눠 노인마다 하위 20%에 속하는 지표가 3개 이상일 때 '노쇠 단계'로 규정했다. 1~2개에 포함된 노인은 '노쇠 전 단계', 하나도 없으면 '건강한 상태'로 봤다.

그 결과 2년 사이 동반 식사를 하던 노인들이 혼밥으로 바뀌었을 때 계속 누군가와 함께 식사한 노인들에 비해 노쇠 발생 위험이 61% 증가했다. 특히 혼밥 노인들은 체중 감소 위험이 약 3배 증가했다. 반면 혼밥이었다가 2년 후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게 된 노인들은 오히려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홀로 식사하는 노인의 노쇠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영양결핍·사회적 고립·우울감 등을 꼽았다. 혼자 식사하며 생긴 우울감이 영양결핍과 고립을 부르고 결국 노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진단했다.

연구팀은 "독거노인들이 누군가와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등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며 "자녀들이 독거하는 부모님의 우울감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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