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과 '정이' 만남은 운명"···뇌복제와 인공지능으로 돌아온 연상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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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짙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로 이름을 알렸다.
주인공 윤서연(강수연)이 전설적인 전사 정이(김현주)의 뇌를 복제 이식한 AI 전투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이'는 강수연이 '달빛 길어 올리기'(2011) 이후 첫 출연한 장편영화라는 점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연 감독은 "후반 작업하며 강수연 선배와 '정이'의 만남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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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짙은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로 이름을 알렸다. 첫 실사영화 ‘부산행’(2016)은 좀비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고,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염력’(2018)으로 한국형 히어로물에 도전하더니, 초자연적 현상을 소재로 한 드라마 ‘지옥’(2021)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엔 뇌 복제와 인공지능(AI)이 소재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를 통해서다. 장르와 소재를 종횡무진하며 대중의 시선을 모아 온 연상호 감독을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이’는 2194년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윤서연(강수연)이 전설적인 전사 정이(김현주)의 뇌를 복제 이식한 AI 전투로봇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차가운 유머와 액션, 뜨거운 가족애를 보여주며 인간의 정체성과 모성애 신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세밀히 묘사된 미래사회의 풍광만으로도 한국 SF의 진보를 알린다.
연 감독은 “초고를 써놓고 영화화가 힘들다 생각하고 덮어 뒀던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SF 제작 노하우가 쌓이지 않아 소설로 써볼까 생각”하기도 했다. “한국인이 나오는 SF영화는 아직은 낯설다”는 판단이 작용하기도 했다. “써놓은 시나리오들을 ‘지옥’ 촬영 중 들여다보니 ‘정이’가 있었고 고전적 드라마와 SF가 결합되면 관객이 편하게 봐주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SF는 볼거리가 많기 마련이다. 감독으로선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싶은 욕망이 강할 만도 했다. 연 감독은 “가장 큰 고민이 큰 화면에서 보여주느냐, 전 세계에서 동시 공개하느냐였다”며 “결국 후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대신 “음향을 돌비 애트모스로 하는 등 극장 상영에 맞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정이’는 강수연이 ‘달빛 길어 올리기’(2011) 이후 첫 출연한 장편영화라는 점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연 감독은 “고전적인 드라마를 떠올리자 강수연을 캐스팅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강수연이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나면서 ‘정이’는 유작이 됐다. 연 감독은 “후반 작업하며 강수연 선배와 ‘정이’의 만남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연히 컴퓨터 폴더를 열어 ‘정이’ 시나리오를 보게 되었고, 강수연 선배를 떠올리게 됐다”는 점에서다. 연 감독은 “까다로우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으나 스태프 사이에 잘 녹아드셨다”고 강수연과의 협업을 돌아보기도 했다. “차에 들어가 계신 적이 한번도 없고 모니터 쪽 의자에 앉아서 스태프와 항상 대화를 나누셨어요. 이렇게 촬영 현장 좋아하신 분이 왜 영화 안 찍으셨나 생각이 들었어요.”
연 감독은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 드라마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해 “고쳐야 할 버릇”이라고 했다. 그는 “뭔가에 꽂히면 하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게 된다”며 “성숙한 직업인으로서의 감독이라면 다른 동기가 있기도 해야 하는데, ‘아직도 하고 싶다’가 동기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누가 보더라도 같은 감정을 느끼나 그 감정이 얇지 않은 걸 만들고 싶어요. 그것의 새로운 시도가 ‘정이’이고요. 만들 때마다 대중의 환호를 받고 싶으나 그런 재주는 제게 없는 듯해요. 계속 시도할 밖에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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