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밸리 메가시티를 아시나요[광화문]

배성민 기자 2023. 1. 19.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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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뉴시스] 유효상 기자 =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29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베이밸리 메가시티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2022.09.29 *재판매 및 DB 금지


달빛동맹부터 베이벨트 프로젝트까지. 정치경제 현안을 포함해 사회 전반에 극한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몇 안 되는 협치의 사례들을 새해 희망을 섞어 손에 꼽아본다.

1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달빛동맹'은 대구의 옛 이름 '달구벌'과 광주의 '빛고을'에서 머리글자를 따내 만든 명칭이다. 두 도시간 교류 확대와 정책공조가 최근 부쩍 활기를 띠면서 달빛동맹은 공식 용어로 자리잡았다. 양 광역시 시장들이 상대 도시에서 강연에 나서는 정치적 이벤트가 대표적이고 대구와 광주를 잇는 고속도로 차선을 넓히는 등 가시적인 사업도 벌였다. 최근에는 양 지역 교사들이 대구·경북 지역 역사문화 현장체험 연수를 진행해 상대 도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교육 등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대구의 대표적인 학생 운동으로 꼽히는 2·28민주운동 현장을 함께 찾거나 5.18광주항쟁 관련 묘역이나 옛 전남도청 등을 찾는 일정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대구 달서구 신흥버스 차고지에서 동구 괴전동 안심역까지 달리는 518번 버스가 있고 광주 북구 동림동에서 전남 화순군 사평면 사평리까지 달리는 228번버스도 있다. 달빛동맹은 사실 동쪽의 영남과 서쪽의 호남 대표도시들끼리의 화해라는 정치적인 측면이 강하다.

달빛동맹이 청년기에 접어들었다면 잉태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 의미가 남다른 또다른 사례가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미래차 공장이 밀집한 충남 북부와 경기 남부를 묶어 베이밸리 메가시티(Bay Valley)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IT와 빅테크를 기반으로 하는 실리콘밸리 같은 개념에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아산 탕정공장 등), 자동차(쌍용차 평택공장 등), 철강(현대제철 당진공장) 같은 전통산업의 뒷받침을 더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기존의 평택선과 경부선, 장항선과 서해선을 활용하고 아산 인주에서 도고까지 25km를 신설해 순환 철도를 만들어 해당 권역의 혈맥을 뚫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기반으로 인구 400만, 지역 내 총생산 203조가 가능한 국제도시(메가시티)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정당과 지역편중을 넘어서는 것도 특징이다. 당초 전임 지사의 충청권 메가시티 계획에 덧붙여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방선거 당시 평택항, 아산만, 아산항 등 서해안 일대의 항만과 산업을 업그레이드시킨 베이밸리 공약으로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지사가 후보시절 같은당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 협력할 것을 천명했지만 선거 뒤 김은혜 후보를 꺾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 현 경기지사에게 유사한 내용을 제안해 승낙을 이끌어낸 것도 이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는 베이밸리메가시티 조성, 평택과 아산·천안을 잇는 순환철도 건설과 평택·당진항에 대중국 수출기지 육성, 서해안 해안쓰레기 공동 처리 등 양 지역 상호발전을 위한 9개 항에 합의했다. 민생현안 해결과 지역발전을 위해 소속정당이 다른 두 광역단체장이 진영을 떠나 협의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새해 들어서도 양 지자체는 포럼과 도 연구기관간 공동작업 등을 통해 해당 계획을 더 진전시키기에 골몰하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 관련 의원들에게 스스럼없이 연락을 취하고 김동연 지사는 예산 등에 정통한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다수당 소속이라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난다는 평가다.

몇년 내 사라질 수도 있다며 지방소멸 위험지수가 거론될 정도로 지방은 위기다. 거대 블랙홀인 수도권에 대항해 지방에서 사람·돈·산업이 빠져나가는걸 함께 막아보려면 정파를 넘어선 협치가 필수다. 달빛동맹과 베이밸리 메가시티는 바로 그 협치의 증거다.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기자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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