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IBM 만난 ‘영업사원’ 尹…“한국시장도, 제 사무실도 열려있다”
尹, 국가간·기업간·정부와 기업간 협력 강조
“모든게 통합…더 큰 번영 이뤄내게 할 것”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방안 제안도
“다자주의·자유무역 체제에 대한 신념·연대”
윤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 시내 한 호텔에서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세일즈 코리아’에 나섰다. 오찬 시작 전 리셉션에서부터 윤 대통령은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하며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했다. 오찬을 마치고 헤어지는 순간까지 윤 대통령은 “앞으로 한국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날 오찬간담회에는 한국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6대 그룹 총수와 미국의 IBM, 인텔, 퀄컴, JP모건, 블랙스톤 등과 일본의 히타치, UAE의 무바달라 펀드, 영국의 쉘, 스위스의 네슬레 등 CEO들이 참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양 산업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김은혜 수석은 “이 같은 세계 유수의 글로벌 그룹 CEO들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 등 국무위원, 참모들과 대거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자평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이 자리 만큼은 제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나”고 글로벌 기업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그러면서 “국가 간의 협력, 기업 간의 협력, 또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 이 모든 것이 시장 관점에서 보면 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시장의 통합은 우리의 문화를 바꾸고,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또 우리가 비슷한 생각을 갖게 만듬으로 해서, 더 큰 번영을 이뤄내게 할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현재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며 단기적으론 인플레와 고금리 등으로 인한 기업활동과 GDP 위축, 중장기적으론 세계 경제의 분절화와 블록화가 문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 기후와 식량보건문제, 극심한 양극화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그 해법으로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UN 시스템을 신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다자주의, 자유무역 체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연대만이 공급망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다. 이같은 철학과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내놨다.
이날 참석한 글로벌 기업 중에는 IT(정보기술), 전자, 반도체 장비 쪽 회사들이 많았다. 이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염두에 둔 구성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팻 겔싱어 인텔 CEO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회장은 우리나라와도 각별한 관계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30년 넘게 한국에서 경영을 해왔다. 한국 기업들은 진정한 혁신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삼성전자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장기적 파트너로서 다음 30년도 협력하고 싶다”면서 “디지털 전환과 함께 반도체가 당연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은 회복력 있는 탄탄한 공급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고 밝혔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은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5G기술과 오픈소스에서 협력을 희망하면서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력한다면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쪽 회사들도 많았다. 이번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국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UAE의 국부펀드인 무다발라의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도 UAE에서 만남 이후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로 왔다. 칼둔 회장이 한국이 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의 성과를 치하하고, 그 과정에서 약속과 신뢰를 보여줬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칼둔 회장을 향해 “대한민국 세일즈맨으로 모셔야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테판 슈왈츠만 회장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버나드 멘사 회장도 참석했다. 한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때도, 해외 기업이 한국으로 진출할 때도 금융은 필수인만큼, 관련 분야 최고의 기업들을 대거 포함시켰다는 설명이다. 슈왈츠만 회장은 “25년간 한국서 영업을 했다. 한국은 정말 영업하기 좋은 기업 친화적 국가”라고 말하면서 “윤 대통령은 저희 기업인만큼이나 세일즈맨십을 보유한 훌륭한 세일즈맨이다. 우리보다 낫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오찬 간담회 구성에 대해 “한국의 전략산업인 반도체와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데 있어 필요한 금융까지 참석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과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을 소개하고자 하는 우리 측 이해관계가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오찬은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가까이 늘어난 2시 50분쯤 마무리 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다보스 = 박인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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