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정부 모임, 남 비판 앞서 자기 반성 백서부터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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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장·차관, 청와대 출신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문 정부 정책이 윤석열 정부 들어 일제히 부정당하는 상황”이라며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같은 정권에서 일한 사람들이 친목 모임을 결성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 정부의 부동산, 탈원전, 소득 주도 성장 등 실패한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한 장본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은 외면한 채 남 비판하는 모임을 만든다면 다른 문제다.
문 정부는 건전 재정을 무너뜨렸다. 불과 5년 만에 국가 채무가 거의 두 배인 450조원이나 늘어 1000조원을 넘겼다.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이 36%에서 50%로 수직 상승했다. 소득 주도 성장으로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결과 고용시장은 얼어붙고 자영업자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이 37%나 급감했다. 28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90% 이상, 전셋값은 40%가량 폭등해 이른바 ‘미친 집값’을 만들었다. 그 결과인 청년층 ‘영끌 투자’가 지금 심각한 사회 문제다.
문 정부는 1가구 1주택을 강조했지만 첫 내각 17명 중 10명이 다주택자였다. 전세보증금을 5% 이상 못 올리게 임대차법을 강행하더니 법 시행 이틀 전 강남의 자기 아파트 보증금을 14%나 올려받아 경질된 사람도 있다.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일류이던 원전 기술과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한전 누적 적자는 30조원에 이르렀다. 문제가 생기면 정책을 바꾸지 않고 통계청장을 바꿨다. 고용, 집값 등 각종 통계를 분식하고 원전 경제성을 조작했다. 이런 일을 했던 사람 상당수가 이번 모임에 참여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면서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았다.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 나라의 장래를 위해 불가피한 일을 5년간 손도 대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전문가들이 만든 연금 개편안이 인기 없을 것으로 보이자 걷어차고 오히려 복지부 공무원들을 탄압했다. 실정과 내로남불 사례를 일일이 들 수가 없을 지경이다.
문 정부는 출발부터 드루킹을 동원한 대규모 여론 조작으로 시작됐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는 야당의 반대에도 자기들 마음대로 선거법을 뜯어 고쳤다. 세계 민주 국가 어디에도 없는 일이다. 문 전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야당 후보를 억지 수사하는 공작을 벌였다. ‘블랙리스트’를 빌미로 전 정부 사람을 줄줄이 감옥에 보내더니 자신들도 똑같은 리스트를 만들었다. 대통령 비판 대자보를 붙였다고 청년들을 재판에 넘기고 비판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 의무를 지우는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였다. 대통령과 정권의 불법 혐의를 수사한다고 검찰 수사팀을 공중분해 시켰다. 그러고도 모자라 검찰 수사권을 아예 박탈하는 법까지 만들었다.
김정은 비핵화는 가짜라고 김정은 스스로가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연설에 지장줄까 봐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게 총살되고 소각되는데도 방치했다. 오히려 월북으로 몰았다. 군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가 나라를 지킨다고 선언했다.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 체질을 약화시키고 온갖 내로남불로 법치와 민주주의를 훼손한 문 정부 사람들이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고개를 들고 큰소리를 치겠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하기 전에 자기 반성 백서부터 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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