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도 연임 포기… ‘관치금융 논란’ 또 불거져
신지환 기자 2023. 1. 19. 03:05
금융당국 계속된 압박에 두 달 장고 끝 용퇴 결정
孫 “금융권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 ‘라임 징계’ 취소 소송은 제기할 듯
‘내부 발탁이냐, 외부 수혈이냐’… 우리금융 차기회장 후보 놓고 촉각
孫 “금융권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 ‘라임 징계’ 취소 소송은 제기할 듯
‘내부 발탁이냐, 외부 수혈이냐’… 우리금융 차기회장 후보 놓고 촉각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두 달에 걸친 장고 끝에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손 회장은 막판까지 연임 의지를 굽히지 않았지만 계속된 금융당국의 압박과 이사회의 부정적 기류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해 말 주요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돌연 교체된 데 이어 손 회장까지 당국의 입김으로 낙마하며 금융산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는 ‘관치(官治)금융’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당국 압박에 결국 ‘연임 포기’
○ 당국 압박에 결국 ‘연임 포기’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열리기 전 이사회에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손 회장은 입장문에서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며 “임추위에서 완전 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차기 회장 잠정 후보군(롱리스트)에 포함되지 않고 3월 25일자로 임기를 마친다.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데는 금융당국의 집요한 압박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2018∼2019년 라임 펀드를 불완전판매한 우리은행을 제재하면서 당시 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도 ‘문책경고’ 조치를 내렸다. 향후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였다.
그러나 이후 손 회장이 연임을 위해 징계 취소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당국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사퇴를 압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라임 펀드와 관련해) 그 정도 사고가 났는데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 등은 얘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12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하자 “리더로서 존경스럽다”고 밝히며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을 우회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 고질적 외풍 논란 휩싸인 우리금융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 이어지자 당초 손 회장의 연임에 우호적이던 우리금융 이사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졌다. 4일 임추위를 구성하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7명이 모두 모여 무기명 투표를 한 결과, 이사 대다수가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을 이유로 당국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인 관치와 낙하산이 현 정부에서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이 돌연 퇴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회장에 낙점되는 등 지난해 말부터 ‘정치적 외풍’을 우려할 만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998년 공적자금을 받았던 우리금융은 2021년에야 완전 민영화를 달성하는 등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관치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업에 공공성이 있다곤 하지만 당국이 독립된 기업 CEO를 공개 저격하며 퇴진을 종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관치에서 벗어나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어떻게 자율적으로 경영하고 혁신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외부’ vs ‘내부’…차기 회장 관심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력 주자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내부 전·현직 CEO들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외부 인사들이 거론된다.
관심은 ‘내부 발탁이냐, 외부 수혈이냐’로 쏠린다. 당초 이사회에선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성공한 만큼 내부 출신을 낙점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00억 원대 횡령 사고와 라임 펀드 징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 당국과의 관계 회복 등을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손 회장은 연임 도전과 별개로 명예 회복 등을 위해 개인 차원에서 라임 펀드 중징계 취소 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이 개인의 법률 결정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지만 우리은행의 기관 소송 여부는 손 회장이 아니라 우리은행 이사회나 회사 측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데는 금융당국의 집요한 압박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2018∼2019년 라임 펀드를 불완전판매한 우리은행을 제재하면서 당시 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도 ‘문책경고’ 조치를 내렸다. 향후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였다.
그러나 이후 손 회장이 연임을 위해 징계 취소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당국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사퇴를 압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라임 펀드와 관련해) 그 정도 사고가 났는데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 등은 얘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12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하자 “리더로서 존경스럽다”고 밝히며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을 우회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 고질적 외풍 논란 휩싸인 우리금융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 이어지자 당초 손 회장의 연임에 우호적이던 우리금융 이사회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졌다. 4일 임추위를 구성하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7명이 모두 모여 무기명 투표를 한 결과, 이사 대다수가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을 이유로 당국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인 관치와 낙하산이 현 정부에서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이 돌연 퇴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 회장에 낙점되는 등 지난해 말부터 ‘정치적 외풍’을 우려할 만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1998년 공적자금을 받았던 우리금융은 2021년에야 완전 민영화를 달성하는 등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관치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업에 공공성이 있다곤 하지만 당국이 독립된 기업 CEO를 공개 저격하며 퇴진을 종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했다.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는 “관치에서 벗어나 금융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어떻게 자율적으로 경영하고 혁신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외부’ vs ‘내부’…차기 회장 관심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우리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력 주자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내부 전·현직 CEO들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외부 인사들이 거론된다.
관심은 ‘내부 발탁이냐, 외부 수혈이냐’로 쏠린다. 당초 이사회에선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성공한 만큼 내부 출신을 낙점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00억 원대 횡령 사고와 라임 펀드 징계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 당국과의 관계 회복 등을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손 회장은 연임 도전과 별개로 명예 회복 등을 위해 개인 차원에서 라임 펀드 중징계 취소 소송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회장이 개인의 법률 결정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지만 우리은행의 기관 소송 여부는 손 회장이 아니라 우리은행 이사회나 회사 측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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