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 죄송합니다… 고사리의 속사정
설 차례상 필수 나물로 꼽히는 고사리와 도라지 가격이 갈수록 뛰어 명절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가 설 차례상 재료 28종의 구입 비용을 발표한 결과, 국산 데친 고사리 한 근(400g)은 대형마트 기준으로 전년 대비 5.4% 비싸져 1만5577원, 도라지 한 근은 6.4% 올라 1만5507원을 기록했다.
둘이 나란히 비싼 재료 순위 상위 5, 6위에 올랐다. 두 나물보다 비싼 재료는 육전용 소고기 우둔(1.8㎏·9만4212원), 전부치기용 녹두(1㎏·3만5186원), 떡국용 소고기 양지(300g·1만9236원), 생선전용 동태살(1㎏·1만7203원) 이다. 17일 서울 강남구 한 마트에서 5900원짜리 고사리 한 팩(150g)을 집어든 60대 남성은 “유통기한도 일주일밖에 안 돼 쌀 때 미리 살 수도 없다. 명절이라 사는 것”이라고 했다.
◇ 고사리·도라지 한근 1만5500원… 작황 나쁜데다 산지에선 인력난 “이러다 차례상에 국산 없어질 판”
고사리와 도라지가 비싼 이유는 복합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고사리 작황이 좋지 않아 작년 초부터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이후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다 최근 한파로 더 올라갔다”고 했다. 도라지의 경우 재배나 수확에 문제는 없었으나, 제수 나물인 고사리 가격이 오르면서 덩달아 가격이 뛴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자국으로 돌아가면서 생산 단계에서 인건비가 뛴 것도 가격에 영향을 끼쳤다.
국산 고사리·도라지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산지 생산자나 유통 업계도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식자재 가공 업체는 “국산이 너무 비싸져 평소엔 고사리·도라지를 팔지 않는다. 이번 명절이 지나면 다시 또 취급 메뉴에서 빼겠다”고 했다. 한 농가 관계자는 “두 나물 다 가격이 4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중국산이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가격이 더 오르면 국산은 아예 식탁에서 자취를 감추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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