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反中전선’ 삐걱… 네덜란드도 수출 전면규제 반기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3. 1.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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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주요 동맹국의 동참을 이끌어내려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계획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뤼터 총리와 만나 "우리는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양국) 기업과 정부는 지금까지 해온 일과 미래 비전에 완전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 우리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대서양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공급망 안보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한다"면서 거듭 규제 동참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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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中도전 대처” 동참 요청에
네덜란드 총리 “공급망 혼란 안돼”
日 이어 對中수출금지 반대 뜻 밝혀
네덜란드 총리 “공급망 혼란 안돼”
日 이어 對中수출금지 반대 뜻 밝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주요 동맹국의 동참을 이끌어내려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계획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 이어 1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두 나라의 동참을 주문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대답을 듣지 못한 탓이다. 특히 네덜란드에선 미국의 압력에 대한 “범유럽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반발하는 기류가 강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대중 규제 당시부터 네덜란드와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대만 등의 동참을 바란다는 뜻을 줄곧 피력했다. 네덜란드의 ASML은 첨단 반도체 미세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효과적인 대중 규제를 위해서는 네덜란드의 협력이 절실하지만 아직까지는 바이든 행정부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네덜란드 정부-기업 “추가 규제 동참 곤란”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대중 규제 당시부터 네덜란드와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대만 등의 동참을 바란다는 뜻을 줄곧 피력했다. 네덜란드의 ASML은 첨단 반도체 미세 공정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효과적인 대중 규제를 위해서는 네덜란드의 협력이 절실하지만 아직까지는 바이든 행정부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네덜란드 정부-기업 “추가 규제 동참 곤란”
美-네덜란드 정상, 반도체 공급망 협력 논의 17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뤼터 총리에게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뤼터 총리는 “수출 규제로 반도체 산업 전반의 공급망 혼란이 일어나선 안 된다”며 이견을 보였다. 워싱턴=AP 뉴시스 |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뤼터 총리와 만나 “우리는 중국의 도전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양국) 기업과 정부는 지금까지 해온 일과 미래 비전에 완전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 우리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대서양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공급망 안보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한다”면서 거듭 규제 동참을 주문했다.
뤼터 총리는 회담 후 네덜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단계씩 협력을 위한 좋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출 규제로 반도체 산업 전반의 공급망 혼란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이견을 드러냈다. 최첨단 반도체 장비 외에 구세대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까지 미국이 통제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네덜란드에 EUV는 물론이고 구형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의 대중 수출 금지 또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자사의 중국 수출 비중이 15%에 불과하지만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의 중국 수출 비중은 25∼30%에 이른다며 반발해 왔다.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또한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가 (추가 규제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ASML은 이미 희생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네덜란드 기술산업협회(FME)는 이날 회담에 앞서 성명을 내고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압력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지원을 요청했다. 리셔 스레이네마허르 네덜란드 통상장관 또한 16일 “미국이 지난해 10월 새 규칙을 들고나오면서 운동장이 바뀌었다. 우리는 그 제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 일본도 對中 반도체 규제에 미온적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대중 규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도미타 고지(富田浩司) 주미 일본대사 또한 17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산업계와도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규제를 강화할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대상을 중국 본토에 이어 마카오로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 또한 CSIS 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대화는 건설적이었고 우리 모두 만족했다”며 일본의 동참을 거듭 주문했다.
뤼터 총리는 회담 후 네덜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단계씩 협력을 위한 좋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출 규제로 반도체 산업 전반의 공급망 혼란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이견을 드러냈다. 최첨단 반도체 장비 외에 구세대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까지 미국이 통제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네덜란드에 EUV는 물론이고 구형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의 대중 수출 금지 또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자사의 중국 수출 비중이 15%에 불과하지만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의 중국 수출 비중은 25∼30%에 이른다며 반발해 왔다.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또한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우리가 (추가 규제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ASML은 이미 희생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네덜란드 기술산업협회(FME)는 이날 회담에 앞서 성명을 내고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압력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지원을 요청했다. 리셔 스레이네마허르 네덜란드 통상장관 또한 16일 “미국이 지난해 10월 새 규칙을 들고나오면서 운동장이 바뀌었다. 우리는 그 제안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 일본도 對中 반도체 규제에 미온적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대중 규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도미타 고지(富田浩司) 주미 일본대사 또한 17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산업계와도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규제를 강화할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대상을 중국 본토에 이어 마카오로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 또한 CSIS 토론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대화는 건설적이었고 우리 모두 만족했다”며 일본의 동참을 거듭 주문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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