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놓지 않고 미움 버려야 오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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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세계 최고령자인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사진)가 17일(현지 시각) 118세를 일기로 프랑스 남부 툴롱의 상트 카트린 라부레 요양원에서 선종했다. 앙드레 수녀는 1904년 2월 11일생으로, 119번째 생일을 불과 25일 앞두고 있었다. 지난해 4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119세까지 생존한 다나카 가네 할머니의 뒤를 이은 기록이다.
앙드레 수녀는 프랑스 남부 산골 소도시 알레스의 개신교 교사 집안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래 쌍둥이였지만, 동생은 태어난 지 1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태어난 1904년은 뉴욕에서 처음 지하철이 개통된 해다. 유럽에선 전쟁이나 정치적 격변 없는 사회적 안정 속에 과학과 산업, 문화적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던 이른바 ‘아름다운 시절’(La Belle Époque)이었다.
그는 1차 대전 중 어린 나이에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1916년 열두 살 나이에 고향을 떠나 마르세유의 의사 가정에서 보모로 더부살이를 시작했다. 16세엔 파리 근처 베르사유로 올라와 자동차 재벌 푸조 집안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며 가정교사와 간병인 등으로 20여 년을 살았다. 수녀의 삶을 선택한 것은 40세 되던 해다. 이후 프랑스 중부의 휴양 도시 비시의 가톨릭 병원에서 28년간 노인과 고아를 돌봤다. 69세가 되던 1973년 남동부 라봉도스탕의 병원으로 옮겨 6년을 더 일하다 75세에 은퇴했다.
앙드레 수녀는 120년 가까운 삶에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여러 번의 전염병 대유행을 경험했다. 그는 “특히 1차 대전 당시 (오빠들의 징집과 생활고로) 많은 불행을 겪었다”고 했다. 2021년 1월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으나, 별 증상 없이 무사히 넘어가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 같은 양로원에서는 88명의 노인 중 81명이 확진돼 이 중 10명이 숨졌다.
그는 평소 자신의 장수 비결로 “평생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봉사의 삶을 살아온 것”을 꼽았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앙드레 수녀는 또 “서로 미워하지 않고 돕고 사랑해야 평온해질 수 있다”는 말도 남겼다. 요양원 측은 “앙드레 수녀는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며 “하루 한 잔씩 와인을 마시고 초콜릿과 과자도 조금씩 즐겼다”고 밝혔다.
기네스북이 공인한 역대 최장수 기록은 1875년 태어나 1997년 122세의 나이로 사망한 프랑스 여성 장 루이스 칼망이다. 비공식적으로는 2017년 146세로 숨진 인도네시아 남성 사파르만 소디메조씨가 최장수 기록을 갖고 있다. 중국은 2021년 12월 신장위구르에서 136세에 세상을 떠난 알리미한 세이티 할머니가 역대 최장수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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