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멸 위기의 고향, 어떻게 살릴 것인가
며칠 후면 설날이다. 올해는 특히 일상회복으로 설 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는다고 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고향 갈 때 이용 수단은 승용차(91.7%)가 가장 많고 그다음은 버스(3.8%), 철도(3.0%), 항공(1.1%) 순일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설 연휴기간에 전국의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된다고 하니 어려운 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이다.
설 연휴에 찾는 우리의 고향은 예전처럼 정이 넘치고 어머니의 품같이 따뜻하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빈집이 증가하고 매년 주민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거주하는 분들도 대부분 고령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의 ‘지역산업과 고용’ 보고서에 의하면 2005년 전국 33곳이던 소멸위험지역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113곳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인구 감소로 인한 소멸위험지역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임을 이 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
소멸위험지역이란 소멸위험지수(20~39세 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눈 값)가 0.5 미만인 곳을 말한다. 이는 전국 228개 시·군·구 절반 수준(49.6%)에 달하는 규모이다. 더욱이 포천시(0.440), 동두천시(0.483) 등 수도권 외곽도시도 새롭게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되는 등 그 범위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인구 감소 현상이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기준 5184만명에서 해마다 약 6만명씩 감소해 2030년에는 5120만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후 2070년에는 1979년 수준인 3766만명까지 감소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런 인구절벽 현상이 지역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큰 실정이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강 건너 불’처럼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 고향에 보유하고 있는 집이나 논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1년에 한두 번 찾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잡초가 무성하고 관리가 되지 않은 집보다는 필요한 분들이 적극 활용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로 가꿀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최근 고향을 지키는 청년농업인이나 귀농인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과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소멸위기지역의 농지취득 자격 완화, 마을 경관 정비사업 확대, 각종 세제 혜택 등 법과 제도를 정비해 인구 유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정부는 인구 감소 지역에 지방소멸대응기금 1조원을 지원하고, 인구 감소 지역 지원을 위한 교부세를 2조3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고향을 떠나 도시에 살고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고향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되었다.
소멸위기지역인 우리의 고향을 정부와 지자체에만 맡겨 놓을 수는 없다. 설 연휴 고향을 방문하는 많은 분들이 부모님과 친척을 만나 우리 쌀로 만든 떡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소멸위기지역인 소중한 우리 고향을 위한 대책을 이야기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재호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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