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외출 없이 집콕… 고립·은둔 청년, 서울에만 13만명

김윤주 기자 2023. 1.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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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세 청년 조사… 취업 실패 등으로 외톨이 생활 택해

서울에 사는 만 19~39세 청년 중 4.5%에 해당하는 약 13만명이 고립·은둔 상태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립·은둔 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기간이 5년 이상 장기화한 청년 비율도 28.5%에 달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5~12월 만 19~39세 청년이 거주하는 5221가구 청년 69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조사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 비율은 4.5%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를 서울 청년 전체 인구 292만명에 적용하면 약 12만9000명이 고립·은둔 상태로 추정된다”며 “전국으로 확대하면 약 61만명에 달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고립·은둔 청년이란 ‘고립 청년’과 ‘은둔 청년’을 더한 개념이다. 서울시는 정서적·물리적 고립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를 고립 청년으로 분류했다. 정서적 고립은 주위에 조언을 구하거나 부탁할 수 있는 지인이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하고, 물리적 고립은 가족·친척 이외 사람과 대면 교류가 1년에 1~2회 이하인 상태를 뜻한다. 은둔 청년은 외출이 거의 없는 생활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최근 한 달 이내에 직업·구직 활동이 없는 경우로 규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은둔 청년 대부분이 동시에 고립 청년이기도 해 둘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정책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사 결과 고립·은둔 청년 중 절반 이상(55.6%)은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응답도 7%였다. 주로 집에서만 생활한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이 가장 많았다. 이어 5년 이상~10년 미만(17.0%), 3년 이상~5년 미만(16.7%), 10년 이상(11.5%) 순이었다. 은둔 생활이 5년 이상 장기화한 비율이 28.5%에 달한 것이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로는 ‘실직 또는 취업 어려움(45.5%·중복 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심리·정신적 어려움(40.9%)’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이 뒤를 이었다. 고립·은둔 청년 중 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보통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이 64.7%였다. 이는 일반 청년의 응답(31.4%)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고립·은둔 청년은 지난 일주일간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42%가 ‘일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일반 청년(12.1%)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5명 중 1명꼴(18.5%)로 정신 건강 관련 약물을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립·은둔 청년의 절반 이상은 극복 의지를 보였다.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5.7%가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오는 3월까지 ‘고립·은둔 청년 종합 지원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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