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말 육상동물 40% 폭염 겪는다
극심한 열 스트레스에 생태계 다양성 파괴
기온 1.5도 오른 그란란드는 이미 ‘비상’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이번 세기 안에 육상에서 생활하는 동물의 40% 이상이 극심한 더위에 시달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세계에서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그린란드의 빙상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고팔 무랄리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2099년까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육지 척추동물 3만3548종 중 약 1만3700종(41%)이 극심한 더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19일 소개했다.
연구팀은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지구온난화 궤적을 추정해 앞으로 온실가스가 감소하지 않고 계속 배출될 경우 2099년에는 지금 온도보다 섭씨 4.4도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사막과 관목지대, 초원 서식지 같은 중위도 지역이 지구온난화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적도 부근 아마존 분지와 같은 열대 서식지가 그 다음으로 많은 영향을 받는다.
기후변화로 지구 온도가 2099년까지 섭씨 4.4도 상승할 경우 육상동물 종의 41%가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연구팀이 말하는 ‘열 스트레스’는 종별로 고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임계치를 넘은 상태를 의미한다. 야생동물이 고온 임계치를 넘게 되면 심리적 스트레스 증가로 번식력이 감소하고, 개체 수가 줄어들게 된다.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가장 심하게 받는 건 양서류와 파충류다. 연구팀이 가정한 지구온난화 시나리오대로 기온이 상승할 시 양서류는 전체의 55.5%, 파충류는 51.0%가 극심한 더위를 경험할 것으로 보였다. 포유류는 31.1%, 조류는 25.8%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육상동물 중 3777종(11.2%)는 높은 강도의 열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육상돌물이 열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게 할 방법은 없을까. 간단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서 온도 상승을 막으면 된다. 지구 온도가 섭씨 3.6도만 오를 경우에는 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육상동물은 전체의 28.8%로 줄고, 1.8도가 오르면 전체의 6.1%만 열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연구팀은 예상했다.
무랄리 박사후연구원은 “이미 미국 남부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서부, 베네수엘라 등은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미래의 극단적인 열 현상은 많은 종과 집단을 지속적인 열 스트레스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종들의 극단적인 열 노출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열 스트레스로 육상동물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가운데, 지구온난화 관측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히는 그린란드의 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마리아 호르홀트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그린란드 중북부 지역의 2001~2011년 평균 기온이 1961~1990년보다 섭씨 1.7도 더 높다고 이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밝혔다. 이는 20세기 전체 평균 기온보다는 섭씨 1.5도 오른 것이다. 극지방 가까이 위치해 빙상으로 뒤덮인 그린란드는 태양열 복사 효과나 담수 저장 효과 등 지구 기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연구팀은 1100년대에서 2011년 사이 그린란드 기온을 복원하기 위해 그린란드 중북부 지역 5개 지점에서 얼음 코어를 시추해 동위원소 분석으로 빙상이 녹아 만들어진 용해수 유출을 분석했다. 코어를 분석한 결과, 그린란드 중북부 빙상은 19세기부터 용해수 유출이 가속화됐다. 특히 최근 2001~2011년은 지난 1000년 중 가장 따뜻해 용해수 유출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홀트 선임연구원은 “기온이 높아진 그린란드는 지난 10년간 해수면 상승의 원인이 됐다”며 “최근 보이는 그린란드 용해수 유출은 지난 1000간 전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란드 미래의 담수 방출량은 해양 역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향후 지구온난화 환경에선 빙상의 대량 손실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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