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쌍방울 의혹’ 김성태 구속영장 청구

배임·횡령·대북송금·뇌물공여 등 6개 혐의
양선길 회장도 횡령·배임 혐의로 영장청구
쌍방울 전현 회장, 법원 영장심사 포기 검토

귀국하는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태국에서 압송해 이틀 동안 조사한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 위반, 회사자금 횡령, 비상장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 배임 ,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대북송금을 위한 외국환관리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또 김 전 회장의 사촌 형이자 현 쌍방울그룹 회장인 양선길 회장에 대해서도 김 전 회장과 공모해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비상장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법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이들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전현직 회장이 심사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져 검찰이 방어가 어려운 무엇인가를 제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쌍방울 전·현직 회장을 상대로 2차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7일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13시간 동안 1차 조사를 한 검찰은 이틀째 조사에서도 배임·횡령 의혹을 중점 조사하면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캐물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현 재무담당 부장에게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 전환사채 관련 권리를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 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자신의 지분으로 변경하게 하는 등 4500억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조사에서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서는 “개인 돈”이란 입장을 재확인했고,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역시 부인했다.

다만 김 전 회장과 양 회장 측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면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서류만으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한다.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피의자는 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다는 것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의 표시일 수도 있지만 방어하기 힘든 무엇인가를 검찰이 제시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