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제 앉으시죠" 하자 尹 "벌써? 더 하시죠"

다보스 오찬 행사서 해외 CEO 만나 사업협력 당부
尹대통령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알려달라"

(서울·취리히=뉴스1) 정지형 나연준 기자 = "이제 앉으시죠"(최태원 SK그룹 회장)

"벌써? 조금 더 하시죠"(윤석열 대통령)

18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 외곽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오찬 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해외 CEO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연차총회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국내외 주요 기업인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이 시작되기 전 참석자들은 행사장에 선 채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 안부를 물었다.

윤 대통령은 오찬장으로 입장한 뒤 글로벌 CEO들과 일일이 마주하며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에게 "아이고, 이렇게 봬서 반갑습니다"라고 말했고, 패트릭 갤싱어 인텔 회장에게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인텔에서 일한 사람이 많지 않나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여기 아는 얼굴 한 분 있다"며 직접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투자사 대표를 데려와 윤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최 회장 말에 크게 웃으면서 칼둔 대표와 포옹했다.

칼둔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이 어땠는지 묻기도 했다. "UAE에서 편히 계셨나"라는 칼둔 대표 물음에 웃으며 "네, 그럼요"라고 화답했다.

칼둔 대표는 윤 대통령이 방문했던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과 두바이 미래 박물관도 언급했고, 윤 대통령은 "미래 박물관에서 UAE가 추구하는 특유의 투명성과 보편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에게는 "IBM이 우리나라 초기 컴퓨터 산업과 디지털 산업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은 "아마 1950년대에도 (IBM이) 있었을 것"이라며 "(현재) IBM과 삼성이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고 윤 대통령에게 답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토탈 에너지 대표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하며 "저희와 태양광 합작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뜨릭 뿌요네 토탈 에너지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한국에서 해상 풍력 개발 사업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한국에 사업 협력을 통해 좋은 기술을 많이 가르쳐달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이 주변을 정리하며 참석자들을 자리에 앉히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오히려 "벌써? 조금 더 하시죠"라며 다른 참석자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임스 쿨터 티피지(TPG) 공동 대표가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시장을 열고 만들어 놓을 테니까 많이 들어와 달라"고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기후 변화를 국가 정책으로 산업화해 풀어나가겠다는 구상을 전하며 "규제보다는 탄소중립으로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앞으로 많이 한국에 관심을 가져달라. 제도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오찬 전 환담은 윤 대통령이 착석하기까지 약 19분간 이어졌다.

한편 오찬 자리에서는 공급망 안정,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글로벌 문제에 관한 해결책과 민간과 정부 간 바람직한 관계 등이 논의됐다.

국내 기업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해외에서는 IBM, 퀄컴, 히타치, JP모건, 무바달라, 블랙스톤 등 해외 글로벌 기업 CEO 15명이 자리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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