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노오력’하면 살 만한 사회가 건강

이강은 2023. 1. 1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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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새해가 어제 밝았던 것 같은데 벌써 3주 가까이 지났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새해에는 뭔가 다짐했을 터다.

저마다의 다짐을 들어보면 각양각색이겠지만 공통적인 게 있다.

'노력'을 해야 다짐한 바를 이루거나 성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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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맞아 새해계획 점검… 정부·정치권도 ‘최선’ 다짐하길

계묘년 새해가 어제 밝았던 것 같은데 벌써 3주 가까이 지났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새해에는 뭔가 다짐했을 터다. 각자가 바라는 행복한 인생, 성공한 인생을 위해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살겠다고 말이다. 저마다의 다짐을 들어보면 각양각색이겠지만 공통적인 게 있다. ‘노력’을 해야 다짐한 바를 이루거나 성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어떤 다짐을 하든 애쓰지 않으면 제자리에서 맴돌 뿐 염원하던 꿈과도 멀어지기 십상이다. 운이 좋아 ‘인생의 로또’를 맞는 운발도 어쩌다 한두 번이다. 이는 천부적 재능으로 신동·영재·천재 소리 듣던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 인터뷰를 한 소프라노 홍혜란과 발레리노 김기민이 새삼 떠오른다. 홍혜란은 세계 3대 음악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2011년 아시아인 최초로 성악 부문 우승을 차지하고, 전 세계 성악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무대에도 섰던 소프라노다. 그는 인터뷰 당시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하며 국내외 클래식계를 뒤흔든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엄청난 연습량을 부러워했다. 임윤찬처럼 하루 종일 연습하고 싶어도 성악가는 목소리가 악기여서 욕심만큼 연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임윤찬이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하다. 연주하러 다닐 때 들고 갈 수 없고 연습 공간도 제한적인 피아노보다 연습 시간과 공간이 비교적 많은 악기의 연주자가 부럽다고 하지 않았을까.
이강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중력을 거스른 듯한 도약으로 유명한 김기민은 세계 ‘빅5 발레단’ 중 하나인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간판 스타다. 2011년 아시아인 발레리노 최초로 입단하고, 23살이던 2015년 최연소 수석무용수가 된 그는 이듬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받는 등 세계적 발레리노다. 그런 무용수가 음악가들이 부럽단다. 음악가는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여 예술적으로 더 좋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데 무용수는 몸이 안 따라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반 무용수라면 은퇴하고도 남을 42∼46세 때 자신은 전성기를 보내고 싶다며 다시 연습실로 향했다.

이들처럼 탁월한 재주를 타고났든, 그러지 않든 뼈를 깎는 노력을 하며 꿈에 다가가는 사람들을 보면 경의가 저절로 나온다. 아무나 그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개 박수와 응원을 받는 부러움의 대상인 이유다. 대부분 ‘작심삼일’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일쑤잖나. 설을 맞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새해 다짐 실행 전략을 점검했으면 한다. 계묘년 끝자락에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며 웃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노오력’을 해도 계속 제자리이거나 삶의 주름이 펴지지 않는다면? 그래서 앞날이 캄캄하다면? 청소년·청년·중장년·노년 세대를 막론하고 그런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꿈을 꾸는 것조차 사치가 돼버린 세상이라고. 건강한 사회라면, 특출난 재능이 없어도 부모 재력 등 배경과 무관하게 열심히 노력하거나 그럴 의지가 있는 사람에겐 적절한 기회나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살 만할 것 아닌가.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은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감지된 지 오래다. 책임이 막중한 정부와 정치권이 기대 이하의 국정운영과 무능, 싸움질로 미덥지 못해 회복 탄력성도 별로이다. 윤석열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이런 다짐이라도 해라. ‘노력하면 빛을 발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디 쇠귀에 경 읽기가 아니길.

이강은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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