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남게 해줄게"…주민센터 분신 시도男 '실형'

공무원에게 트라우마를 일으킬 목적으로 분신을 시도한 6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판사 최지영)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23일 오후 3시33분 부산 진구 한 주민센터 1층 민원실에서 몸에 기름을 뿌린 후 휴대용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출동한 경찰관이 소화기를 뿌려 A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신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 담당 공무원에게 "왜 알려주지 않았나"라며 항의했다.

그러나 별다른 조치가 없자 미리 구입한 기름통 2개를 주민센터에 가져왔다. 이후 공무원들 앞에서 "이렇게 해야 너희들이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고통받을 것 아니냐"고 말하며 분신을 시도했다.

A씨는 평소에도 이 주민센터의 사회복지 공무원들이 민원 응대를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앞서 2019년에도 절도죄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해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공무원들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동종 전과가 없는 점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