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유해 수습 4년 만에 신원 확인
미군 추정된 유해는 최봉근 일병
강원 철원군 화살머리고지에서 수습된 유해는 아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전사한 오문교 이등중사(현 병장 계급)로 확인됐다. 미군 전사자로 추정돼 신원 감식을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돌아온 유해는 국군 최봉근 일병이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가슴 부위에 태극 약장을 착용한 채 2019년 화살머리고지에서 수습된 유해는 오문교 이등중사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오 이등중사의 유해는 6·25전쟁 당시 개인호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전문 발굴병력에 의해 머리뼈 일부와 전투화 조각이 처음 발견됐다. 주변 확장 발굴로 곧게 누운 자세로 머리뼈부터 발뼈까지 대부분 골격이 남아 있는 형태로 수습됐다. 당시 왼쪽 가슴 부위에는 국군 계급장, 오른쪽에는 태극 문양이 새겨진 약장도 달려 있었다.
1930년 나주 공산면에서 태어난 오 이등중사는 임신 중이던 아내를 둔 채 1952년 4월 입대해 2사단에 소속돼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2사단은 중공군에 맞서 고지를 사수했지만 오 이등중사는 휴전을 불과 2주일여 앞둔 1953년 7월10일 만 22세 나이에 전사했다.
2021년 9월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통해 국내로 봉환된 6·25전사자 유해 66구 가운데 1구가 최봉근 일병으로 확인됐다. 최 일병의 유해는 2001년 4월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일대에서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과정에서 오른쪽 정강이뼈 일부가 발견됐다. 유전자 분석에서 2020년 시료를 채취한 고인의 딸 월선씨와 부녀 관계가 확인됐다.
1920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최 일병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1남1녀를 두고 입대해 그해 10월 만 31세 나이에 전사했다. 최 일병의 딸 월선씨는 아버지의 귀환 소식에 “끈을 놓지 않고 오래 기다린 끝에 아버지를 만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이로써 2004년 4월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04명으로 늘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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