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마녀사냥…수사 정면돌파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자신의 변호사비용을 대납해줬다는 의혹에 대해 “대낮 도깨비 같은 일, 일종의 마녀 사냥 같은 것”이라며 강도 높게 부인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오늘(18일) KBS 뉴스9에 출연해 “변호사비 대납이라는데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줬는지가 한 개도 밝혀진 게 없다. 그냥 일방적인 대납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저는 제가 선임한 변호사들에 대한 변호사비를 제가 다 냈고 그것도 적은 돈이 아니다. 집 한 채 값이 날아갔다”면서 “그런데 20억 원을 줬다는데 대체 왜 줘야 됩니까 그거를 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성태 전 회장을 정말 모르냐’는 질문에는 “김성태 회장이라는 분은 저는 만난 일이 없고, 본 일이 없다”면서 “그분 얼굴도 지금 제 아들이 그분하고 닮았다고 사진을 올렸던데 저는 이번 사건 수사하고 송환한다고 하면서 그 사진을 언론에서 본 게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다만 김 전 회장과 통화 여부에 대해서는 “전화 통화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저는 그게 기억이 안 난다”면서 “사실은 술 먹고 전화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 이 사람 안다’ 과시하기 위해서 전화해서 바꿔주는 그런 경우일 수는 혹시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변호사비 대납으로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 “문제될 만한 행동 한게 없어…정면돌파가 저의 특장기”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오는 28일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뚜렷한 증거도 없이 매우 불공정한 검찰권 행사니까 응하지 말라 이런 주장도 많이 있기는 했다”면서 “그러나 마치 피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 저로서는 문제될 만한 행동을 한 게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맞서겠다.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제가 원래 정면돌파가 저의 특장기 아니냐”고 덧붙였습니다.
이 대표는 과거 불체포특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이를 번복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상황이 이렇게까지 과거로 퇴행할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목표를 정해서 누군가는 잡겠다, 이렇게 마음 먹고 대놓고 이렇게 수사 권력을 남용하는 상황이 과연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었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아무나 ‘카더라’ 하는 얘기 하나 가지고 잡아서 일단 구속시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상황이 너무 엄혹하게 바뀌고 있다는 건 명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검찰이 자신을 향한 전방위 수사를 펼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어 차원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에 대해 민주당이 나서서 대응하는 것이 맞느냐는 국민의힘 공세에 대해서는 “이 공격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당에 대한 공격, 당 대표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면서 “;부당하다‘, 이 말을 당이 안 하는 게 정상이겠느냐”고 말했습니다.
■ “수사·재판은 이겨내야 할 몫…상대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을 것”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그것은 우리 집권여당과 정부에서 원하는 바”라면서 “그래서 죄가 되든 말든 무죄를 받든 그건 몇 년 후니까 한 번 죽을 고생을 시키겠다, 시간을 뺏겠다, 이게 기본 전략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건 저희가 이겨내야 할 몫”이라며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상대가 의도하는 바대로 끌려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지금 잠시는 권력에 의해서 폭력적이고 폭압적인 행태가 관철이 되겠지만 그러나 결국 우리 국민들 속에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는 이 공포감과 두려움이 어느 순간에는 분노와 투쟁 의지로 변혁 의지로 바뀔 거라고 저는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여당이 자신과의 회동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에 들지 않고 입장이 다르더라도 당연히 상대와 대화를 하는데 완전히 무시하고 혼자 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인지 또는 지배를 하는 사람들인지 잘 구분이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앞으로 이어질 수사와 재판에 대해 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이해해도 되느냐는 질문엔 “제가 경기도지사를 하고 있을 때 무려 4건으로 기소 당해서 2년 동안 재판에 일주일에 두 번씩 끌려다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고 시도지사 평가를 얻어냈다”면서 “그들이 원하는 바대로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는 것은 우리 당원이나 또는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 “소리와 반응 없어도 우리가 해야할 일 할 것”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긴급 민생 프로젝트‘ 등 민생 대책에 대해 메아리가 없다는 지적에는 “메아리가 있는 일을 하는 것은 연예인이 하는 것이고 정치는 가능하지 않아 보여도 필요한 일을 해내는 것이고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소리와 반응이 없어도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7대 민생 입법을 비롯해 입법 성과가 부진하다는 지적에도 “(민주당이) 의석수는 많은데 법사위라고 하는 장벽이 있다”면서 “회의 자체를 안 하고 법안이 전부 법사위에 걸려서 꼼짝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사위를 여당에 주는 대신에 60일이 지나면 상임위가 결정할 수 있게 하자고 했는데 그것조차도 지금 방해하고 있다”면서 “핑계 댈 생각은 아닌데 저희가 하고 싶은 의지는 많지만 의회 내 이런 구조 때문에 참 저도 답답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최형원 기자 (roedi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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