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신기루였나…내부자 “2016년 홍보 영상은 연출됐다” 폭로
2018년 사망·지난달 8중 추돌 등
‘FSD’ 과장·허위로 끊임없이 구설
전문가 “이른 시일 내 완성 불가능”
로이터는 17일(미국 현지시간) 테슬라의 아쇼크 엘루스와미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SW) 이사가 법정 진술서에 2016년 영상은 연출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 테슬라는 모델X의 주행 모습을 보여주면서 “운전석에 있는 사람은 법규 때문에 그 자리에 앉아 있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차량이 스스로 운전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당시 영상에 나온 대로 자율주행을 구사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영상은 2018년에도 논란이 됐다. 하필 애플의 기술자 월터 황이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테슬라 차량을 몰고 가다 사고로 숨졌고, 유족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홍보 영상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영상은 테슬라 차량이 멜론 파크의 한 주택에서 팔로 알토에 있는 테슬라 본사까지 이어진 도로를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이 경로가 사전에 3차원(D) 매핑돼 있었다는 게 엘루스와미 이사의 진술서에 담긴 내용이다. 모델X가 주행하긴 했지만, 도로와 주변 상황을 인식해 자율주행한 게 아니라, 미리 입력된 3차원 지도를 따라 그대로 달렸을 뿐이라는 의미다. 즉 ‘예행연습하지 못한’ 새로운 길을 만나면 자율적인 주행을 하기 힘든 수준이란 뜻이다. 엘루스와미는 영상을 찍기 전에 운전자가 개입해야 했다고도 폭로했다. 자율주차하는 모습을 찍을 때는 테슬라 사옥 주차장 펜스를 들이박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호등에 따라서 정차하고 출발하는 모습도 당시 기술로는 구현이 불가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까지도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을 두고 논란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8월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안전성 강화를 촉구하는 미국 민간단체 ‘돈 프로젝트’는 테슬라 모델3 FSD가 어린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FSD 모드로 시속 40㎞ 속도로 주행하다가 어린이 크기의 마네킹을 인지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실험은 3번 반복됐지만 모두 어린이 마네킹을 알아채지 못했다.
지난해 8월5일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은 테슬라가 허위 과장광고를 했다고 고발했다. FSD는 주행 보조 장치인데 이름부터 마치 ‘자율주행 기능’인 것처럼 과장했다는 혐의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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