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벌려고 임신부도 장기 밀매… ‘생활고’ 미얀마인들의 비극

최혜승 기자 2023. 1. 1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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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2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남성이 시위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미얀마가 군부 쿠데타 이후 경제 위기를 겪는 가운데, 일부 미얀마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 장기 밀매까지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각) 프런티어미얀마에 따르면, 빈곤과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미얀마인들이 신장 밀매를 택하고 있다. 미얀마는 2015년 제정된 장기기증법에 따라 장기 매매를 금지한다. 위반 시 최대 3년 징역형에 처한다. 그러나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신장 기증자와 이식을 받았다는 게시물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대부분 불법 장기매매로 추정된다. 현지 병원들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2020년부터 장기이식 수술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미얀마 신장 밀매자 대부분은 공여자 조건이 까다롭지 않으면서 의료 시설이 좋은 인도를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의사의 친인척 확인 만으로 수술이 가능하다고 한다. 만달레이에 사는 고 윈 아웅(26)은 아내와 두 아들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다. 그는 2021년 실직한 뒤 생계가 막막해지자 페이스북에 신장을 팔겠다는 글을 올려 이식이 필요한 사람을 만났다. 윈 아웅은 인도 정부에 수혜자와 친척 관계라는 가짜 증명서를 제출한 뒤 뉴델리에서 수술을 진행했다. 그는 이 대가로 2500달러(약 300만원)를 받았다고 한다.

윈 아웅은 “불자로서 장기를 기증하는 일은 현생과 내세를 위한 공덕을 쌓는 방법이라고 믿는다”며 “불교에선 신장 매매를 금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곤의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마네인(27)은 빚을 갚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장 밀매를 신청했다. 그는 임신 4개월째인 미혼모로, 신장 이식이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50달러(약 6만원)인 현재의 월급으로는 빚을 갚고 아이를 기를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에 결국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세계은행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빈곤층은 전체 인구 5500만명의 약 40%인 2200만명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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