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기소하면 미친 것…대표직 사퇴 안 한다”

김명일 기자 2023. 1. 1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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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비로 집 한 채 값 날려…일종의 마녀사냥”
“김성태, 누가 바꿔줘 통화했을 수는 있지만 만난 적은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KBS에 출연해 자신의 사법리스크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당내 대표직 사퇴요구를 일축했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이어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검찰 소환조사도 응하기로 한 것에 대해 “매우 불공정한 검찰권 행사니까 응하지 말라는 이런 주장도 많이 있긴 하다”면서도 “그러나 마치 피하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 저로서는 문제될 행동을 한 것이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과거 선거법 사건에서 자신의 변호사비를 대납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정말 모르냐는 질문에는 “아하 참나”라며 “변호사비 대납이라는 게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줬는지가 한 개도 밝혀진 게 없다. 일종의 마녀사냥 같은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성태 전 회장이라는 분은 저는 만난 일이 없다.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전화통화도 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바꿔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기억이 안 난다”며 “저희들이 사실 술 먹고 전화하는 사람이 많다. ‘나 이사람 안다’ 과시하기 위해서 막 전화해서 바꿔준다. 그런 경우일지는 혹시 모르겠는데 만난 일은 확실히 없다. 그분 얼굴도 언론에서 본 게 처음이다”라고 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변호사비를 제가 다 냈다. 집 한 채 값이 날아갔다”며 “20억을 줬다는 데 대체 왜 줘야 하나? 저는 변호사비 대납으로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은 그래도 있는 사실을 가지고 왜곡을 해가지고 ‘배임이다’ 이렇게 한다. 황당하지만 의견에 관한 것이고, 그래도 기본적인 사실은 있다”며 “변호사비 대납 건은 팩트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참 황당하다. 현대판 마녀사냥이다”라고 했다.

불체포특권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왜 바뀐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 상황이 이렇게까지 과거로 퇴행할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대통령 또는 그 주변의 분들의 경우는 혐의가 명확해도 조사조차 안 한다. 일단 목표를 정해서 누군가를 잡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대놓고 수사 권력을 남용하는 상황이 과연 대한민국 헌정사에 있었나”라고 되물었다.

이재명 대표는 “군사독재정권 이전으로 퇴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아무나 카더라 얘기 하나 가지고 아무나 잡아서 일단 구속시킬 수 있다. 상황이 너무 엄혹하게 바뀌고 있다. 이런 검찰권 남용의 시대가 과연 과거에 있었나”라고 했다.

민주당의 방탄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당 대표가 아닌 한 개인이었으면 이렇게 했겠느냐”며 “이 공격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과 당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명절을 앞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아 호박전을 시식하고 있다. /2023.1.18 이덕훈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이날 전통시장을 방문했던 이 대표는 “애호박 한 개에 2000원이다. 물가가 너무 높고, 소득은 줄어들고 있고, 이자부담은 늘어나고 전부다 죽을 지경”이라며 “이럴 때는 과거를 향해서,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낭비하기 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많은 의석수에도 입법성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석수는 많은데 법사위라고 하는 장벽이 있다”며 “회의 자체를 안 하고 법안이 전부 법사위에 걸려 꼼짝을 못하고 있다. 저도 답답하다”라고 했다.

대통령과 여당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인지 지배를 하는 사람들인지 잘 구분이 안 된다”며 “마음에 들지 않고 입장이 다르더라도 당연히 대화를 해야 한다. 완전히 무시하고 혼자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총선 악영향을 우려해 자신이 물러나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거는 집권 여당, 정부가 원하는 바다”라며 “죄가 되든 말든, 무죄를 받든 그건 몇 년 후니까 죽을 고생을 시키겠다. 시간을 뺐겠다. 그게 기본 전략이다. 제가 이겨내야 할 몫이다. 상대가 의도하는 바대로 끌려갈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저는 정치를 ‘국민을 믿고 하자’ 이렇게 생각한다”며 “경기도지사 때도 재판 일주일에 2번씩 끌려 다녔지만 전국 최고 시도지사 평가를 얻어냈다. 저의 선의나 역량이 인정받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그들이 원하는 바대로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고 그렇게 하는 것은 우리 당원이나 국민들의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재차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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